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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위선자)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1 조회수754 추천수11 반대(0) 신고
 
 
<사순 제2주간 화요일>(2011. 3. 22. 화)(마태오 23,1-12)

 

<위선자>

 

3월 22일의 복음 말씀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한 비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들을 ‘위선자’ 라고 비판하십니다.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비판하시는 말씀이 많이 나오는데,

예수님께서 ‘모든’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비판하신 것은 아닙니다.

 

나타나엘에 대해서는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

다.’ 하고 칭찬하셨습니다(요한 1,47).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고 예수님께 물었던 율법학자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리 있지 않다.’ 하고 칭찬하셨습니다(마르 12,34).

 

또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사상 자체를 비판하신 것은 아닙니다. “그들

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3).”

 

예수님께서 비판하신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사람

들’입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는데  그 가르침의 실천을 남에게만 강요하고

자기 자신은 제외시키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바로 위선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혓바닥 신자이고, 죽으면 혀와 입술만 천당 갈

사람들입니다. (날마다 블로그에 강론을 적는 저는 손가락만 천당에 갈지도 모르겠습니

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비판하신 말씀을 해설한 글이나 강론을

읽을 때 자주 느끼는 것인데, 대개 글 쓰는 이들은 자기 자신은 빼놓고 생각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는 바리사이가 아니다.’ 라고 생각하면서 이천 년 전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 생각, ‘나는 바리사이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위선자가 되는 첫 걸음입니다.

 

위선자들이 위험한 것은 자기 자신이 위선자인 줄 모른다는 점입니다. 모를 뿐만 아니라

자기는 아니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위선자를 향해서 직접, ‘당신은 위선자다.’ 라

고 비난하면 거의 열이면 열, ‘내가 왜 위선자냐?’ 하고 화를 낼 것입니다.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고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위선자일 수 있다, 라고 반성하

면서도, 누가 저에게, 너는 위선자다, 라고 하면 저도 기분 나빠하고 화를 낼 것 같습니

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아무도 다른 사람에게 ‘너는 위선자다.’ 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선자라고 비판하는 그 사람이 더 위선자일 수 있습니

다.

 

마침 3월 21일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남을 심판하지 마라(루카 6,37).’ 라고 하

셨습니다. 판단하고 심판하는 일은 하느님(예수님)께서 하실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

선자라고 비판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이 위선자가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천 년 전의 바리사이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지금 이 시

대의 바리사이들이 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들, 수도자들이 위선적인 바리사이

들 모습에 가장 가까이 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바로 성직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여기서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을 언급하는 것은 다른 성직자, 수도

자들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아비판입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성직자, 수도자들이 말은 잘하는데 실행은 안

하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어떤 때엔 로만 칼라

와 수도복이 자기과시용으로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실제로

그렇게 좋아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렇게 대우를 안 해주면 잘 삐치기도 하고...

 

그러나 이런 일들이 어디 성직자들과 수도자들만의 문제겠습니까? 신앙인이라면 모두

반성하고 자아 비판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누군가의 훈계를 듣기도 하고,

누군가를 훈계하기도 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선 먼저 자기 자신이 위

선자인지 아닌지 성찰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에게 훈계할 때, 자녀들이 그 훈계를 잘 받아들이게 하려면 부모

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아빠나(엄마나) 잘해.’ 라는 말을 듣고 충격 받지 않으려

면...

 

(이건 그냥 생각나서 하는 이야기인데, 얼마 전에 티브이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아프리

카에서 사목하다가 세상을 떠난 젊은 신부님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하는데... 입장이 난처해진 신부님들도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그

신부님 이야기를 소개하니까, ‘너나 잘해라.’ 라는 반응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위선자인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때에는 진실한 행동

을 하고, 어떤 때에는 위선적인 행동을 하면서, 그렇게 저렇게 살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

들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살기 때문에 더욱 더 사순 시기가 필요합니다. 사순 시기란 자기 안의 가짜를 찾

아서 버리고  진짜만 남겨서 키우는 시기입니다.

 

어쩌다가 위선적인 행동을 한 것이 있는지 찾아내고 반성하고 보속하는 것, 그것도 회개

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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