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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2 조회수1,202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3월 22일 사순 제2주간 화요일
 



The scribes and the Pharisees
have taken their seat on the chair of Moses.
Therefore, do and observe all things whatsoever they tell you,
but do not follow their example.
For they preach but they do not practice.
(Mt.23.2-3)
 
 
제1독서 이사1,10.16-20
복음 마태 23,1-12

핑크색을 너무 좋아하는 대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핑크색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색이 더 많은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왕은 생각했습니다.

‘내가 대왕인데 못할 것이 무엇인가? 이 세상의 모든 색깔을 나의 권위로 핑크색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는 신하들에게 명령했습니다.
 
“내 왕국의 모든 것을 핑크색으로 염색하라!” 

신하들은 너무나 황당했지요. 하지만 이 대왕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옷과 집이 핑크색으로 되었고, 모든 산과 풀도 군인들이 동원되어 핑크색으로 페인트칠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왕은 낙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핑크색으로 만들 수는 있었지만, 단 하나는 도저히 핑크색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늘이었지요. 하늘만큼은 도저히 핑크색으로 색칠도 염색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한 신하가 왕에게 핑크색 안경을 씌워주었습니다. 그제야 대왕은 온 세상을 핑크색으로 볼 수 있었고, 그래서 평생 기뻐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남이 바뀐다고 해서 내가 기쁠까요? 아닙니다. 남이 바뀐다고 해서 기쁜 것이 아닙니다. 바로 내가 바뀔 때만이 진정한 기쁨 속에서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내가 바뀌기 보다는 남이 바뀌는 것에 더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남에 대한 말만을 해댑니다. 더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내가 바뀌는 행동의 변화인데 말입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삼계탕과 보신탕을 같이 하는 식당에 한 무리의 손님들이 들어 왔습니다. 주인이 주문을 받기 위해 이렇게 손님들에게 말했지요.

“개 아닌 분, 손들어 보세요.”
 
틀린 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이라는 것은 불완전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꾸짖으며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나보다 남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기적인 나를 바꿔야 하고, 말만 하고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던 내 자신을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이렇게 바꾸어 나갈 때 자신을 낮추는 이가 되어 주님으로부터 진정으로 높임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수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시이다.(플푸타크)
 



 

 

어느 깊은 숲 속의 수도원에 기도와 묵상에만 전념한다는 유명한 수사님이 계셨습니다. 한번은 어떤 마을의 성당 사람들이 수사님을 찾아가서 간곡히 부탁했지요.

“우리는 수사님이 전해주시는 하느님 말씀을 통해서 은혜를 받기 위해서 이렇게 먼 길을 찾아왔습니다. 저희 성당에 오셔서 꼭 필요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수사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이미 충분히 들었습니다. 그런데 실천하지는 않고 늘 새로운 것만을 듣기 원할 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으십니다. 지금까지 이미 들은 것을 가서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깊이 반성하게 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하느님의 말씀을 충분히 들었습니다. 성경을 통해서, 미사 중에 이루어지는 사제의 강론을 통해서, 그밖에 각종 강의를 통해서도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밖에도 하느님의 말씀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렇게 많은 말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새롭고 신기한 말 그리고 재미있고 유익한 말만을 듣기 원할 뿐입니다.
 
실천이 없는 믿음은 겉으로는 아무리 그럴 듯하게 보여도 그 자체는 죽은 것입니다. 딱 한 마디의 말씀을 듣더라도 그 말씀을 내 마음 안에 간직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비판하십니다. 그들을 비판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은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높이는 데에만 최선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이 비판을 인정하는 순간, 내 자신도 이렇게 실천하지 않는 믿음으로 살고 있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말만 하는 믿음, 겉으로만 그럴싸한 믿음을 원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화재 현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소년이 불길을 피해 2층 집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밖으로 먼저 급히 피신한 아버지는 2층에 있는 아들에게 “얘야, 거기서 뛰어 내려. 내가 너를 받을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연기가 치솟았기 때문에 소년은 아버지를 볼 수 없었지요.
 
“아빠가 보이지 않아요. 무서워서 못 뛰겠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그렇지만 얘야. 연기 때문에 넌 나를 볼 수 없지만, 난 너를 볼 수 있단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뛰어 내리렴.” 라고 소리쳤습니다.
 
결국 소년은 아버지가 보이지 않았지만 뛰어내렸고 그래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믿음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말로만 믿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뛰어 내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말만 하는 믿음이 아니라 실천하는 믿음,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를 원하는 믿음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믿음을 주님께서는 원하십니다. 지금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 주님께서는 칭찬하실까요? 아니면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혼내실까요?
  
 
 
 
 

A Bunch Of Th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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