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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르치는 바를 실천하는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2 조회수779 추천수16 반대(0) 신고

 

 


 

가르치는 바를 실천하는  

(마태오23,1-12)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참으로 저를 아프게 하고 괴롭게 하는 복음입니다.
        저뿐이 아니고 대부분의 성직자들에게 그러할 것입니다.
        천당에 가면 성직자는 없고 평신도들뿐이라지요.
        성직자는 가르치기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고
        평신도는 가르치는 대로

        열심히 실천을 하였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 자조적으로 얘기한다면

        성직자는 사랑을 실천하는데,
        그 사랑은 자기는 지옥에 가면서도

        다른 사람을 천당 가게 하는,
        그런 사랑인 셈입니다.

        지난 금요일 공부를 끝내고

        신자들과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예약해놓은 식당이

        금육에 문제가 되었습니다.
        취소하고 다른 식당으로 갈지를 물으며

        제 눈치를 보는 것입니다.
        관면해주면 안 되냐는 것이지요.
        금요일 금육의 정신이 꼭 고기가 아니라
        맛을 즐기는 것을 금요일만이라도 삼가자는 것이니
        꼭 고기 안 먹는 것에 구애받을 것 없다고 할 수 있고
        그러니 관면을 줄 수도 있지요.
        문제는 신자들에게는 금육의 규정을 어깨에 지워놓고
        그래서 신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열심히 지키는데 비해
        신부는 관면할 수 있으니

        상황에 따라 지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 하기에 사제 수품 미사의 경문을 보면
        아주 적절하면서도 감동적인 말이 나옵니다.
        주례자는 새 사제에게 복음서를 수여하며 이렇게 권고합니다.
        “그대는 이제 복음 선포자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으십시오.
         읽는 바를 믿고,
         믿는 바를 가르치며,
         가르치는 바를 실천하십시오.”

        그런데 이 말씀을 이렇게 바꾸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읽는 바를 믿고,
         믿는 바를 실천하고,
         실천하는 것만 가르치십시오.”

        거의 아무 것도 가르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말씀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매일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고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이에게 나눠주라고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더더군다나 자기는 회개치 않으면서
        남에게 회개하라는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 그렇게 거창한 것까지는 못 가르칠지라도 그보다 쉬운,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칠 수는 있고,
        열심히 기도하라고 정도는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입 다물고 자신의 회개를 위해서나

        눈물을 흘려야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성인들은 용기 있게 이렇게 한 분들입니다.
        나도 할 수 있으면 말 안하며 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매일 강론해야 하고
        어디 가서나 좋은 말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는 저와 달리
        용기 있게 입 다물고 용맹정진하여

        진심으로 회개한 분들입니다.

        그리하여 복음이 저 밑에서 차고 올라와
        발이 입이 되어 복음을 전하고,
        손이 입이 되어 복음을 전하고,
        눈이 입이 되어 복음을 전하고,
        입은 감사와 찬미로 복음을 전한 분들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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