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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인간적인>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3 조회수757 추천수9 반대(0) 신고

 

<사순 제2주간 수요일>(2011. 3. 23. 수)(마태오 20,17-28)

 

<인간적인>

 

야고보와 요한 사도가 예수님께 높은 자리를 청탁하고,

예수님께서는 그 일을 계기로 제자들에게 ‘섬김’의 자세를 가르치십니다.

(마태오복음에서는 두 사도의 어머니가 청탁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마르코복음에서는 두 사도가 직접 청탁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떻든 두 사도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무슨 죄가 되는 일을 한 것은 아닙니다.

주목해야 할 장면은 그 다음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를 불쾌하게 여겼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타이르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야고보와 요한이 아니라 다른 열 제자에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에는

야고보와 요한이 높은 자리를 청탁한 것에 대해서 화를 내지 말라고

타이르시는 뜻도 들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다른 열 제자의 반응도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죄는 아니고...)

사도들의 모습은 예수님의 부활 전과 부활 후가 크게 다릅니다.

부활 후에는 거룩한 사도들의 공동체로 변화되었지만,

부활 전에는 그들은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집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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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높은 자리를 청하는 것은 인간적인 모습이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섬김’으로써 높아지는 것은 거룩한 모습이고,

부정한 수단을 이용해서 높아지려고 하는 것은 악마적인 모습입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바치는 기도를 보면 인간적인 모습이 많습니다.

합격을 바라든, 승진을 바라든, 다른 무엇을 바라든 간에

부모가 자식 잘되기를 바라고 기도하는 것은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여기서 ‘인간적인 모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안 좋다는 뜻으로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든지 그렇게 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

신앙생활이란 그렇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인간적인 신앙생활을 한 차원 더 높이 끌어올리려고 하십니다.

신적인(거룩한) 모습으로 변화시키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섬김’으로써 높아지고, 꼴찌가 됨으로써 첫째가 되는 것,

그것은 신적인(거룩한) 모습입니다.

 

신앙인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높아지려고 하는 일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하는 것은 악마적인 일입니다.

 

예를 들어서 줄서기를 생각한다면,

자기 욕심만 생각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새치기를 하는 것은 악마적입니다.

자기 순서를 참고 기다리는 것은 인간적입니다.

남을 위해서 자기 자리를 내주는 것은 신적입니다.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것은 바로 세 번째입니다.

남을 위해서 내가 양보하고 희생하는 것.

 

절대로 새치기를 안 하고 줄을 잘 서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남에게 양보도 안 하는 모습이라면?

남의 자리를 빼앗지는 않지만, 내 자리를 남에게 주지도 않는 모습이라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않지만 남을 위해서 희생도 안 한다면?

죄는 안 짓지만, 사랑을 실천하지도 않는다면?

 

사순 시기란,

우리의 삶과 신앙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입니다.

자기 안의 악마적인 욕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거기에서 멈추지 말고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악마적인 단계에서 인간적인 단계로, 인간적인 단계에서 신적인 단계로...

이기적인 단계에서 함께 하는 단계로, 함께 하는 단계에서 자기를 희생하는 단계로...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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