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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24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4 조회수1,197 추천수2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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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루카 16,19-31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기회>

 

 

    그리스에 위치한 고대 유적지에 가면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한 부조 조각화 한 점 있는데, 그 모습이 아주 기괴하고 우스꽝스럽습니다. 그 모습이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짐승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작품입니다.

 

    그냥 지나치는 관광객들에겐 아무런 의미 없는 작품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유심히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큰 감명과 깨달음을 주곤 한답니다.

 

    주인공의 형상은 대충 이렇습니다. 앞머리는 숱이 무성하지만, 뒷머리는 완전 대머리입니다. 발뒤꿈치에는 조그마한 날개가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나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리지 못하게 함이요, 길게 늘어뜨린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발견했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요, 내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다.

 

    나의 이름은 바로 ‘기회’이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부자, 외적으로는 행복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불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모를 잘 만났든지, 아니면 천부적인 능력을 타고 났던지, 엄청난 부자가 되었습니다. 몇 평생을 쓰고도 남을 재산을 축척하게 된 것입니다. 이 말은 바꿔 말하면 무슨 말이겠습니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선을 베풀 좋은 기회를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것입니다. 관대한 나눔을 통해 어려운 이웃도 돕고 또 자신을 위해서는 하늘에 보화를 쌓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행실을 보십시오. 라자로라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거지가 자신의 식탁 바로 아래 기어 다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외면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하느님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기회를 놓쳐버린 것입니다.

 

    오늘이라는 소중한 기회의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우리 역시 잘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시시각각으로 기회는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다시금 새 출발할 있는 기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 하느님께서 내뻗으시는 손을 잡을 기회, 구원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기회가 온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기회는 오는 것이 아닙니다. 기회는 지나가는 것입니다. 기회는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잘 준비한 사람만이 잡을 수 있습니다.

 

    꿈과 비전을 가진 사람, 열정과 지혜를 가진 사람, 사랑과 자비를 지닌 사람만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회를 잘 잡아낼 수 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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