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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5 조회수906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3월 25일 금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Behold, I am the handmaid of the Lord.
May it be done to me according to your word.
(Lk.1.38)
 
 
제1독서 이사 7.10-14;8,-10
복음 루카 1,26-38

일본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는 아오모리 현은 일본 최대의 사과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 1991년 태풍이 덮쳐 수확을 앞두고 있던 사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것입니다. 90%의 사과가 떨어졌고 그래서 전체 사과 수확량의 10%만이 남게 된 것이지요. 모든 사람이 망연자실해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농부만이 오히려 웃으면서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농부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저히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도 괜찮다며 웃으니까요. 이 농부는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가 10%나 남았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말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아이디어를 내었습니다.

남은 사과들이 강력한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데 착안을 해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합격사과’로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브랜드화해서 일반 사과의 10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수험생들에게 판매를 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0배나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아오모리 현은 전국적인 관광지로도 각광을 받게 되었습니다.

단 한 명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농부 덕분에 절망의 상황을 희망의 상황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겨우 10%만 남은 사과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었지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받아 들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들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가 성모님께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알린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우리의 구원자가 이 땅에 오신다는 소식을 알리는 것으로 인류 모두에게는 기쁨의 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입장에서는 어떠했을까요? 아직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갖는다는 것은 당시의 풍습으로 돌에 맞아 죽어야만 했지요. 더군다나 15~16세의 나이에 엄마가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에는 성모님께서 너무나 어리지 않습니까?

따라서 성모님에게는 분명 고통과 시련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자신의 뜻대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맞추어 살 것을 말씀하십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앞서 한 농부의 긍정적인 생각이 그 지역 모든 농부를 부유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하느님께 순명하신 성모님 덕분에 온 인류가 구원의 은총을 얻게 된 것입니다.

우리들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쉽게 좌절에 빠지곤 합니다. 그러나 그 상황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상황이지 결코 ‘좋고 나쁨’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님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격렬하게 말하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부족하다는 것



 

 

어제는 교구에서 강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당에서 차를 끌고 답동에 있는 가톨릭회관으로 이동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제 앞으로 가던 어떤 차의 뒤 창 와이퍼에 무슨 종이가 끼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요. 그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그 와이퍼에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끼워있었고, 차가 속도를 낼수록 그 만 원짜리는 빠질 듯이 사정없이 흔들거렸습니다.

저는 차에 만 원짜리 돈이 끼어 있다는 사실을 그 운전자에게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이 차는 제가 가는 길로만 앞서서 갔기 때문에 굳이 다른 길로 갈 필요는 없었지만, 단 한 번도 서는 경우가 없어서 말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드디어 신호등 때문에 서게 되었고, 저는 그 틈을 이용해서 앞차의 뒷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문제의 만 원짜리를 손으로 잡고서 그 차의 주인에게 갖다 주려는 순간, 그 만 원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폐치고는 너무 맨질맨질 한 것입니다.

어떤 돈이었을까요? 저는 분명히 만 원짜리 지폐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만 원짜리 지폐를 흉내 낸 광고 전단지였던 것입니다. 결국 차 주인에게 주지도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했다는 생각에 멋쩍은 웃음만 짓고는 제 차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 종이가 만 원짜리 지폐라고 확신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봐도 만 원짜리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이렇게 내가 직접 보고, 직접 만진 것이라 해도 사실과는 다를 수가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의 나약함과 부족함 때문이지요. 하지만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체험에 조금이라도 반대되면 절대로 믿으려고 하지 않지요. 내 자신의 체험을 뛰어넘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은데도 말입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그래서 복음도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받는 성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실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들으셨을 때 성모님의 마음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일차적으로 천사가 자기 앞에 나와서 소명을 전한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 텐데, 여기에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가지리라는 잉태 소식까지 들었을 때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천사의 말씀을 듣고는 이렇게 고백하지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인간적인 기준과 세속적인 판단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일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그 모든 일들을 받아들이시지요. 그리고 그 결과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시는 커다란 영광을 얻게 되십니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성모님의 이 모습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적인 기준과 세속적인 판단으로 하느님의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약한 믿음이 아니라,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굳은 믿음으로 더 열심히 그리고 힘차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 굳은 믿음으로써 다가서는 우리들에게도 성모님과 같은 커다란 영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약속으로 친구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천을 함으로서 친구를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펠담)
 
 
 
Remembering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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