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즈카르야의 반응과 마리아의 반응----도나 오쉐이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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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대 | 작성일2011-03-25 | 조회수458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그때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루카 1:26-38)
오늘 복음은 언뜻 보면 세레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기 위하여 천사가 즈카르야를 찾아간 이야기와 아주 비슷하다(루카 1:8-20). 그러나 면밀하게 살펴보면 천사의 말을 듣고 난 후의 즈카르야의 반응과 마리아의 반응은 아주 다르다. 즈카르야는 사제로서 분향 제단의 오른 쪽에 서 있었고 ‘온 백성의 무리가 밖에서 기도하고 있었지만’, 마리아는 권력과는 거리가 멀었고 잘 알려져 있지도 않은 시골뜨기였다. 천사가 잉태를 예언했을 때 두 사람의 태도는 대조적이었다. 따지기 좋아하는 즈카르야와는 달리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아주 믿음이 깊은 사람처럼 보인다. 천사의 잉태 예언을 마리아는 의심하면서 천사에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How can this be)?”하고 물었지만 즈카르야는 냉소적으로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How shall I know this)?”하고 물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어떻게(how)’ 또는 ‘왜(why)’라는 표현을 썼지만 뉴앙스가 다르다.
마이스터 엑카르트(Meister Eckhart)는 한 강론에서 ‘왜(why)’라고 묻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왜(why)’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 신학자가 그런 말을 하기에 무척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뉴앙스가 다른 ‘왜(why)’에 대하여 분명하게 설명했다.
“문을 닫는 것 같은 ‘왜(why)’(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므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받아들이겠다는 태도)가 있고, 문을 활짝 열어 더 깊이 생각하려는 ‘왜(why)’가 있습니다.
내가 보기로는 마리아의 ‘왜(why)’는 두 번째의 뜻이 담겨있습니다.”
마리아는 완전한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녀가 그 영광 속으로 들어간 것은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라고 하는 천사의 인사말이 이를 증명한다.
마리아에게 일어날 일은 하느님의 선물이었지 마리아의 미덕에 대한 보상이 아니었다.
바오로 사도는 모든 인간은 죄를 지어 하느님의 영광을 잃었지만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고 속죄는 믿음으로만 얻어진다고 했다.(로마 3:23-25 참조)
그리스도의 탄생 전이므로 아무나 은총을 받는 것이 아니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마리아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도직 임무의 본보기를 보였던 셈이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 점을 간과했다.
밀라노의 주교 성 암브로시오(St. Ambrosius, 340-397)가 말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모두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하고 낳으며 하느님의 역사(役事)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주님을 더 높이시기 위하여 우리들 안에 마리아의 영혼이 깃들게 하소서.
하느님 안에서 기뻐할 수 있도록 마리아에게 내리신 성령이 우리들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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