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 문제를 어이 할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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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11-03-28 | 조회수396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가끔 고해성사를 주다보면 이런 일도 있다.
보속으로 '이것을 하세요' 하면, '에게, 그게 보속이예요?' 한다. 내 죄앓이를 속 시원하게 하려면 그 보속도 큼직하게 해야만 되자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 물론 가끔은 그 반대인 사람들도 있지만... 나병환자였던 시리아 사람 나아만이 이스라엘의 엘리사 예언자 덕분에 나병에서 치유되는 이야기에서 그냥 요르단 강에서 일곱 번 씻기만 하라는 요청에 화를 내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이 나병을 치유하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는데 기껏 이 허접한 강에서 일곱 번 몸을 담그라구.... 시리아 다마스쿠스에는 더 멋진 강들이 있는데 거기서 씻고 말겠다..." 치유방법이 너무 쉽다고 안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내 문제, 나의 고뇌, 나의 고통은 그 어떤 문제와 고통보다 크게 느껴지고 또 그 해결을 위해 내 나름대로 수많은 번민과 노력을 기울여 왔기에 어설픈 방법으론 어림없다는 생각이 보통일게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때문에 오히려 문제가 해결이 안되었다는 것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의외로 답은 아주 가까이 있고, 단순한 데 있는데 우리는 너무 어려운 시험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고 스스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사실 예수님이 치유해 주신 수많은 병자들 또한 자신들은 이미 버림받은 몸, 이미 가망없는 몸이라고 스스로를 여긴 사람들이다. 몇 십년간 몸부림쳐도 헤어날 수 없었던 병들이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아주 단순하고도 장난스런 행위만으로도 그 엄청난 병들을 일거에 치유해 주신다. 때론 말 한디로, 때론 숨을 한번 불어넣으면서, 때론 침을 바르기도 하고, 때론 손을 한번 만져주는 것으로 족하다. 그분은 절대로 많은 것, 어려운 것, 거창한 것을 요구하시지 않는다. 그냥 하느님께서 나를 고쳐주실 수 있다는 믿음만 가지라는 것이다. 그냥 단순하게 어린이처럼 엄마품에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내가 끙끙대며 고심을 거듭해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 문제는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내 스스로 사법고시 문제 수준으로 만들어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답없는 답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 눈을 한번 돌려보자. 별거아니라고 생각해보자. 그냥 아이들에게서 배워보자. 답은 이미 나와 있는데 그게 답이 아니라고 여기는 내가 문제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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