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3월 31일 사순 제3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
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3-31 | 조회수846 | 추천수17 | 반대(0) 신고 |
3월 31일 사순 제3주간 목요일-루카 11장 14-23절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쫒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하느님 편에 서기 위해>
입회 당시에는 전혀 몰랐는데, 들어와 살다보니 저희 살레시오회 같은 경우 조직이 얼마나 광대한지, 또 얼마나 전 세계적 조직망이 잘 이루어져 있는지 놀랄 때가 많습니다.
자랑 같아서 송구스러운데, 돈보스코의 이름 아래 현재 전 세계 136개 나라에 살레시오회가 진출해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회원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18명의 살레시오 회원 출신 주교님이 계시고, 추기경만 해도 6분이 계십니다. 10,700명의 사제와 2000명의 평수사, 3200명의 신학생들이 돈보스코의 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방대한 조직을 이끌어나가시는 총장 신부님과 측근들의 머리는 늘 고민꺼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숫자가 많다보니, 사업체가 많다보니, 별의 별 사건사고, 별의 별 문제들이 수시로 속출합니다.
그래서인지 총장님과 함께 하는 국제회의에 참석만 하면 늘 하는 일은 식별 작업이요 검증 작업입니다. 지난 3년간 어떻게 살았는지, 지난 6년간의 청소년 사목이 하느님의 이끄심에 따라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지난 25년간의 수도회 카리스마가 새로운 현실에 잘 부응하고 있는지? 지난 100년간 돈보스코께서 하신 대로 모든 회원들이 청소년을 향해 전적으로 투신했는지?
이런 끊임없는 식별작업이 있었기에 살레시오회가 계속 그 명맥을 유지해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총회나 지역회의에라도 참석하면 계속되는 공부와 토론으로 거의 초죽음상태까지 갑니다. 그만큼 강도 높은 식별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그 모든 작업들이 개인별로가 아니라 형제들과 함께 공동체 차원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느리지만 절대로 그른 선택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이런 식별과 검증 작업은 우리 가정 공동체, 우리 본당 공동체, 우리 각자 개인 안에서도 지속적으로 되풀이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이 일이 정녕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며,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인지, 그렇지 않고 내 개인의 야욕을 충족시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은 아닌지?
내가 준비하고 있는 이 계획이 진정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내 개인적인 영광을 위한 것인지?
마귀는 늘 호시탐탐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듭니다. 그 결과 우리를 분열과 파괴, 허망함과 좌절, 죽음으로 이끕니다. 우리는 수시로 하느님의 뜻과 마귀의 장난, 그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갈등상황 앞에 서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나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결정하는 것입니다. 신앙심과 지혜를 겸비한 신앙의 선배를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신중하고 사려 깊은 영적지도자를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공동체와 함께 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지속적으로 마귀의 세력을 떨치고 하느님 편에 설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