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 4.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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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1-04-02 | 조회수50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4.2 사순 제3주간 토요일 호세6,1-6 루카18,9-14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예언자 호세아의 말씀대로 진정 주님을 아는 것이 힘입니다. 주님을 알아야 제대로 기도도 드릴 수 있고 주님의 뜻대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탈출기 독서 시 수 차례 반복된 말마디를 잊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였다.”
모세가 주님의 뜻에 따라 충실히 일을 마쳤을 때 마침내 구름은 만남의 천막을 덮고 주님의 영광은 성막을 가득 채웠다 합니다. 주님을 알아 주님의 뜻에 충실할 때 하느님은 축복으로 응답해 주심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알기 위해 주님을 향한 개방의 회개가 필수전제조건입니다.
“자, 주님께 돌아가자. 그분께서 우리를 잡아 찢으셨지만 아픈 데를 고쳐주시고, 우리를 치셨지만 싸매 주시리라.”
우리를 치유해주시는 주님께 돌아가는 회개입니다. 주님께 돌아갈 때 주님도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일방적으로 ‘하느님을 찾는 사람’만 아니라, 반대로 ‘사람을 찾아오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은 회개로 깨어 당신을 향해 활짝 열려있는 영혼에게 오십니다.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매일 미사를 통해 어김없이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어 당신을 찾는 메마른 우리를 촉촉이 적셔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과 만남을 통해 깊어지는 앎의 관계입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앎의 관계와 함께 가는 신의와 하느님을 아는 예지입니다. 다음 주님의 탄식은 그대로 오늘의 우리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 같다.”
주님과의 서원에 항구히 충실할 때 신의 있는 삶입니다. 늘 제자리에 충실한 우리의 정주서원은 바로 신의의 표지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 역시 희생제물이 아니라 신의와 자애요,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지혜입니다. 하여 주님과의 대화인 기도가 그리도 중요합니다. 주님과의 앎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신의도, 하느님을 하는 예지도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바라사이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가 우리에게 큰 깨우침을 줍니다.
바리사이의 기도는 대화의 기도가 아니라 완전히 자기도취의 독백의 기도입니다.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기도합니다. 자기로 꽉차있는 주님과 완전 불통의 기도입니다. 기도하면서 남을 판단하고 멸시하는 죄를 짓는 교만한 기도입니다. 하느님도 모르고 자기도 모르는 바리사이입니다. 도저히 하느님이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주님과 전혀 무관한 기도입니다. 이런 독백의 기도는 아무리 해도 주님과 앎의 관계는 도저히 깊어질 수 없습니다. 자기(ego)로 겹겹이 포장되어 있는, 자기(ego) 안에 사로잡혀 있는 바리사이의 불통의 기도입니다. 참 공허하기 짝이 없는 기도요 삶입니다. 반면 세리의 기도는 하느님을 향해 활짝 열려있는, 자기(ego)의 포장을 완전히 벗겨낸 가난한 자의 겸손하고 진실한 기도입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자기를 불쌍히 여겨 주시는 하느님을 알고 죄인으로서 자신을 아는 세리의 기도입니다. 삶이 절실하고 간절할수록 거품이나 허영은 걷혀 기도 역시 짧고 단순합니다. 하여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 간 이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착각했던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였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 세리의 기도를 바탕 한 미사 시 자비 송이요 동방 수도승들의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입니다. 이렇게 세리처럼 주님을 알고 나를 알아야 주님과 원활한 소통의 기도요, 서로 앎의 관계가 깊어감에 따라 신의와 하느님을 아는 예지 또한 좋아집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하여 당신께 돌아 온 우리 모두를 당신의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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