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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정한 배짱과 뚝심" - 4.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4-07 조회수577 추천수11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4.7 사순 제4주간 목요일

탈출32,11-14 요한5,31-47

 

 

 

 

 

"진정한 배짱과 뚝심"

 

 

 

유학 중인 어느 후배 수도승의 편지글 중

다음 대목이 화두처럼 잊혀 지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어학과 논문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수행에 가깝다는 확신이 듭니다.

  머리도 머리지만

  용맹 정진하는 그런 바위 같은 뚝심을 지녀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을 주위에서 자주 목격합니다.”

 

요지의 내용입니다.

더불어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란 재미있는 말도 생각납니다.

‘뚝심’이란 순수한 우리말이 친근감 있게 와 닿습니다.

뚝심 있어야 항구한 정주의 삶이요 하느님은 진정한 뚝심의 원천입니다.

 

오늘 새벽 성무일도 민수기 독서 시

가나안을 정탐하고 돌아 온 칼렙과 그 일행의 반응이 흥미롭습니다.

칼렙은 모세 앞에서 백성을 진정시키며 말합니다.

 

“어서 올라가 그 땅을 차지하십니다.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참 대단한 칼렙의 배짱이요 뚝심입니다.

그대로 그의 하느님 믿음의 깊이를 반영합니다.

하느님 믿음과 함께 가는 참 배짱과 뚝심입니다.

그와 함께 올라간 사람들의 반응은 너무 대조적입니다.

 

“우리는 그 백성에게 쳐 올라가지 못합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강합니다.

  …우리 눈에도 우리 자신이 메뚜기 같았지만,

  그들의 눈에도 그러했을 것이다.”

 

이런 빈약하기 짝이 없는 배짱과 뚝심이라면

싸우지 않아도 이미 승패는 불문가지입니다.

그대로 하느님 믿음 부족을 반영합니다.

아침 미사 입당송 시편 한 구절도 좋았습니다.

 

“주님을 찾는 마음 기뻐하여라.

  주님을 찾아 힘을 얻어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

 

주님을 찾아 힘을 얻을 때 진정한 배짱과 뚝심의 사람이 됩니다.

배짱과 뚝심으로 말하면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모세를 당해 낼 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제가 수도원에 입회하여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공동전례 중 성전 안 앞의 독서 대에서 하는 독서였습니다.

원래 다소 소심한 성격에

많은 이들 앞에 서면 긴장이 되어 마음이 굳어버려

독서 도중 막히는 적이 자주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그 혼란하고 착잡했던 자괴감, 좌절감은 참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바로 이 어려운 때

 

 

“프란치스코 수사, 배짱을 가져라.”

 

진정한 배짱과 뚝심은 하느님 믿음에서 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힘이 참 배짱과 뚝심의 원천입니다.

언젠가 책에서 읽은 짧은 추천사의 강렬한 느낌도 잊지 못합니다.

 

“이름 석 자가 추천사이다.”

 

이미 신뢰를 얻어 이름만 대면 많은 이들이 알 수 있기에

굳이 추천사가 필요 없다는 것이지요.

이미 인기 좋은 이들이 책을 내기만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바로 많은 고정 독자들이 그 이름 석 자만 보면 무조건 사기 때문입니다.

이름 두자가 하느님의 추천사이신 분 바로 ‘모세’와 ‘예수’입니다.

오늘 1독서에 타락 변절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목숨이

바로 모세의 손에 달려 있음을 봅니다.

백성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하느님 앞을 막아서서’

그 분 앞에 나아가는 배짱과 뚝심의 사람, 모세입니다.

하느님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인지 반영합니다.

땅에서 모세만큼 겸손한 이가 없었다합니다.

 

“주님,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튼 힘과 강한 손으로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내신 당신 백성에게 진노를 터뜨리십니까?

  …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

 

운명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모세의 간절한 중재기도가

하느님의 마음을 바꿨고, 운명을 바꿨습니다.

새삼 하느님과의 깊은 믿음에서 나오는

참 배짱과 뚝심의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복음의 영원한 중재자,

예수님의 배짱과 뚝심 역시 놀랍습니다.

다음 고백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와 얼마나 깊은 신뢰의 관계에 있는지 깨닫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증언해 주는데

무슨 사람들의 증언이 영광을 필요로 하겠습니까.

바로 이런 증언들이 예수님의 배짱과 뚝심의 배경이 되었음을 봅니다.

하여 담대히

‘나는 사람들에게서 영광을 받지 않는다.

  나는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다.’ 고백하는 주님이십니다.

이어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향해

죽비 같은 말씀을 주십니다.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느니,

  너희가 어찌 믿을 수 있겠느냐?”

 

하느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삶일 때

저절로 충만한 삶에 두둑한 배짱에 뚝심입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 역시 하느님이,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를 증언합니다.

하여 분도회의 모토는 ‘하느님은 모든 일에 영광 받으소서.’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과 하나 된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배짱과 뚝심의 믿음을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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