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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4-13 조회수1,009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4월 13일 사순 제5주간 수요일
 
 
"If you remain in my word, you will truly be my disciples,
and you will know the truth, and the truth will set you free."
(Jn.8.31-32)  
 
제1독서 다니엘 3,14-20.91-92.95
복음 요한 8,31-42
 
 
코미디언 고 배삼룡 선생님에 대한 에피소드는 상당히 많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후배 조금산씨의 결혼식 주례에서 했던 주례사는 무척이나 유명합니다. 사람들은 코미디언으로 너무나 유명한 배삼룡 선생님이기에 어떤 주례사를 하실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요. 선생님께서는 먼저 조금산씨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금산이……. 내가 무슨 말 하려는지 알지?”

이 말씀에 조금산씨는 “네.”라고 대답을 했지요. 그러자 배삼룡 선생님께서는 곧바로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밖으로 나가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렇게 살어. 주례사 끝.”

왜 이렇게 말씀하셨을까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즉,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주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이는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짧고 굵게 ‘그렇게 살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이 또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하긴 어떤 책에서 이러한 내용의 글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사랑에 빠지는 데는 1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했다는 이유 때문에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면서도 지키기 힘든 것. 바로 사랑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가장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닐까요? 단적인 예로 ‘울지마 툰즈’의 주인공 고 이태석 신부님을 떠올려 보십시오. 의사로서 미래가 보장된 상태에서 신학교를 지원해서 신부님이 되었습니다. 또한 편한 사목생활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아프리카를 지원해서 그곳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부귀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삶이지요. 그렇다면 이 삶을 실패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가장 큰 사랑을 실천했기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당신의 말 안에 머무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야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고 하시지요. 당신 말 안에 머문다는 것은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탐내며 살아가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당신께서 말씀하시고 몸으로 실천하셨던 사랑을 우리 역시 서로 사랑하며 살라는 다른 말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주님의 참된 제자가 되어, 진정한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면서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랑. 특히 내 주위에서 어렵고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서 어떤 사랑을 했었는지를 반성하는 사순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칼릴 지브란).




성직자 신분증
 

 


올 초 교구로부터 하나의 신분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성직자 신분증’이라는 것이었지요. 많은 신부님들께서 이 신분증이 뭐가 필요하냐고 반문하십니다. 인천교구 내에서 생활하는데 있어 이 신분증 없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으니까요. 또한 신분증 가지고 있지 않다고 미사 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없고요. 저도 살짝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 있었던 성지순례 중에 성직자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멜크 수도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입장료를 받는 직원이 혹시 일행 중에 신부님이 계시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신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가 있으면 신부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행을 다닐 때, 지갑이 두꺼워져서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다 빼 놓습니다. 그런데 이 신분증이 저의 주민등록증 바로 뒤에 잘 끼워져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공짜로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사를 할 때에도 이 신분증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다고 하더군요.

별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필요 없다고 무시했던 것들이 주변에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코 필요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내가 모를 뿐이지요.
 
 
 
 
김광민-슬픈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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