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너희에게 좋은 일이 많이'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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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 작성일2011-04-15 | 조회수458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너희에게 좋은 일을 많이'(요한10,31-42)
-유광수 신부-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다. 나의 길은 너희 길과 같지 않다." 야훼의 말씀이시다. "하늘이 땅에서 아득하듯 나의 길은 너희 길보다 높다. 나의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다."(이사55,8-9)라고 말씀하셨듯이 예수님의 생각과 유다인들의 생각은 일치하지 않고 인간의 생각과 하느님의 생각이 다르고 나의 생각과 하느님의 생각이 다르다.
죄란 무엇인가? 하느님의 뜻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좋고 선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하느님의 뜻과 맞지 않는다면 그것은 악이고 죄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원천은 아버지이시다. 아버지 하느님은 진, 선, 미이시고 사랑이시다. 아버지 하느님은 모든 것의 빛이시고 생명이시다. 따라서 아버지 하느님은 모든 것의 근원이시고 기원이시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 마음대로 하지 않으시고 늘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일을 하시며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만을 하신다. 진,선,미이시고 사랑이신 아버지께서 하시는 모든 일은 항상 좋은 일이다. "나는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너희에게 좋은 일을 많이 보여 주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좋은 일이란 어떤 일일까? 물론 사랑이신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하시는 모든 일은 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요약해서 말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일까? 그 일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창조사업이요, 다른 하나는 구원사업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다 이 안에 포함되어 있다.
창조사업과 구원사업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창조사업과 구원 사업에 대한 계획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이 갖고 계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하느님의 창조사업과 구원사업을 인간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 창조와 인간 창조를 그리고 나와 다른 이들의 구원을 인간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덤빈다.
마치 하느님보다 더 높이 오르려고 바벨탑을 쌓듯이 하느님만의 고유 영역인 창조사업과 구원 사업에까지 인간이 침범하는 것이다.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 그것이 죄요 악이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인간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느님의 영역에서 하느님을 몰아내고 자기 힘으로 하려는 것, 그것이 죄이고 악이다.
창조사업과 구원사업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기 때문에 하느님이 계획하고 이루실 일이다. 창조와 구원사업의 주체는 항상 하느님이시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은 창조주가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만들어진 하느님의 피조물이다. 그리고 구원자가 아니라 구원받아야할 대상이다.
오늘복음에서 유다인들이 잘못한 것이 무엇인가? 예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시려고 "좋은 일을 많이 보여 주셨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하면서 돌을 던지려고 하는 것이다. 유다인들 편에서는 자기들의 생각이 맞고 자기들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 생각으로는 예수님이 "왜 사람이면서 하느님으로 자처하고 있느냐? 그것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예수님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을 말하고 행동하는가?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을 하는가? 예수님의 계획에 따라서 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아무리 많은 일을 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다고 하더라도 예수님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악을 행하는 것이요, 죄를 짓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먼저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좋은 일들을 보아야 한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하실 뿐만 아니라 좋은 일들이 어떤 일들인지를 보여주신다. 어디에서 보여주시는가? 복음을 통해 보여주신다.
그래서 성바오로가 "복음은 먼저 유다인들에게, 그리고 이방인들에게까지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 주는 하느님의 능력입니다. 복음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과 올바른 관계에 놓아 주시는 길을 보여 주십니다."(로마 1,16-17) 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놓아주고 예수님께서 하시는 좋은 일들을 보려면 먼저 복음을 읽어야하고 그 말씀이 무엇을 보여주시는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기 위해서 묵상하고 묵상하면서 보게된 좋은 일들과 나의 생각들을 비교하면서 무엇을 내가 잘못 생각하고 행동하였는 가를 점검하기 위해 자신을 성찰해야하고 잘못 생각하고 행동한 것이 발견되면 예수님이 보여주신 길로 돌아오도록 노력하는 것이 곧 회개이다.
그리고 내가 예수님이 보여주신 좋은 일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는 가를 생각하면서 나 나름대로 거기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작업을 해야한다. 그리고 그 계획에 따라 하나 하나 실천하는 것이 곧 구원의 길을 걷는 것이요, 회개의 삶을 사는 것이요, 예수님과 일치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것은 신앙생활이 아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으면서도 성숙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좋은 일을 보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생활을 하려고 한다면 굳이 예수님을 믿을 필요가 없다. 그냥 자기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 굳이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내가 구원자가 아니라 구원받아야할 존재이기 때문에 나를 구원해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이 제시해준 방법에 따라 살아가기 위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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