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산(祿山) "
퇴색하고 건조한 산천에 봄풀 파릇파릇 고개 들 때는
온통 파랗게 점령당할 줄 몰랐습니다
움츠렸던 겨울 차마 말 못하고
칼바람 맞던 나무에서
꽃이 만발할 줄도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思考이전부터
땅이 그랬던 것을 알기까지는 모두 제 것인 줄로 알았습니다
나무는 묵묵히 나이테 두르고 의연히 서 있는데
나는 천천히 쇠하여갑니다
강물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고
나 없이도 흐르겠지만
누군가
무엇인가
나고 자라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다면
나의 소멸은 제 탓인걸
몰랐던 것이
부끄러울 테지요
ㅡ***ㅡ
혹여
나는 하느님으로부터 아무도 모르게
나만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고 말하면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될 것이다
카인이 그랬듯이
질투는
바닷물도
불태울 것이다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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