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
( 성지주일 강론 중에서...)
오늘 성지주일 전례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장면이 우리를 맞습니다.
성당 밖에서는
수많은 군중이 예수님의 입성을 환호하면서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를 외치며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하고 환영합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군중이 모두 외쳤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예수님의 생명이
많은 군중들에 의해 좌지우지하는
경우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제자들은
바로 이 장면에서 함께하지 않고 있었으며
제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제자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주님을 믿고 따르던
베드로를 포함하여 12명의 제자들은
어디로 사라지고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9,23)
이처럼 예수님께서 위험, 즉 생명을 좌지우지 당하는
그런 절박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을 때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아니었습니다.
시몬이라는 키리네 사람이 있었고,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제베대오 아들들의 어머니가 있었으며,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있었습니다.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던 이들이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하고 외쳤던 것이다.
예수님이 위험에 처하셨을 때
함께 했어야 하는 사람들이 제자들이여야 하였지만,
믿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사람들이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나는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
내 마음은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언제 나는 정신을 차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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