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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캉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4-25 조회수1,164 추천수2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4월 25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Do not be afraid.
Go tell my brothers to go to Galilee,
and there they will see me.
(Mt.28.10)
 
 
 
제1독서 사도행전 2,14.22-33
복음 마태오 28,8-15
 
동식물들 중에서는 아주 오래된 옛날부터 존재해서 내려오는 종이 있는 반면, 지금은 완전히 멸종되어 볼 수 없는 종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멸종 동물과 멸종 식물이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우리 인간들이 하도 잡아 죽여서 또는 환경오염 때문이라고 간단히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렇다고 합니다. 즉, 다른 종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종은 멸종했고, 그에 반해 다른 종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한 종들은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남과 손을 잡지 않았기 때문에 멸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문득 우리 인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만약 인간만 이 세상에 살겠다고 하면 어떨까요? 아니 자기 혼자만 이 세상에 살아있다면 어떨까요? 도저히 살 수가 없습니다.

하루 중에 여러분 혼자서 살아간 시간은 얼마나 될지를 생각해보십시오. 한 마디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혼자 살 수 있다고요? 아닙니다. 내가 쓰고 있는 물건들, 정말로 필요한 물건들을 따져 보았을 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그 누군가의 덕택에 살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도 과연 혼자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혼자서 살 수는 절대 없습니다. 다른 이들의 손을 잡으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세상인 것입니다. 특히 이 모든 것을 다 관장하시는 주님을 외면하고서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무늬만 신앙인인 어떤 형제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부님, 성당은 왜 이렇게 형식적입니까? 그냥 시간 날 때, 자유롭게 기도하면 되잖아요? 왜 미사라는 형식이 있어서 사람을 지루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당 나올 때마다 항상 고민입니다. 이렇게 형식적으로 참여하면서 시간 낭비만 하는 것 같아서요.”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몇 시간을 소비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위해서는 단 몇 초 쓰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러한 마음 때문에 주님과 함께 살아가지 못하고, 자기 혼자만 살아가려 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과거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수님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죽었던 그분께서 다시 부활하셨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그들이 취한 모습은 무엇입니까? 자신의 말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거짓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짓이 주님과 자신들을 더욱 더 멀어지게 만듭니다.

이 세상은 함께 걸어가는 곳입니다. 특히 주님과 함께 걸어갈 때,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간직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님과 함께 할 때, 거짓으로부터 멀어지고 대신 참 진리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마음은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것이지만 줄 수 있는 보물이다(플로베르).



 

안경
 

선글라스를 뺀 나의 두개의 안경(선글라스는 차 안에 있음)
 
 

저는 지금 세 개의 안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평상시에 쓰는 안경, 또 다른 하나는 운전할 때 햇빛이 너무 강렬하면 쓰는 선글라스, 마지막 하나는 책 읽을 때 보는 돋보기안경입니다. 이 세 안경이 모두 저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안경을 바꿔 써야 함이 저를 무척이나 불편하게 합니다. ‘안경 없이 생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제 어떤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잘 보이지 않아서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완전히 실명을 할 뻔했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시력을 많이 잃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보이기에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안경 세 개 가지고 있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즉, 볼 수 있다는 것 하나에도 감사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너무 많은 은총 속에 살고 있으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욕심……. 그 욕심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Lake Louise 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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