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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4-27
조회수
2,438
추천수
35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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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4월 27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He took bread, said the blessing,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With that their eyes were opened and they recognized him,
(Lk.24,30-31)
제1독서 사도행전 3,1-10
복음 루카 24,13-35
우연히 제 동창 신부 블로그에 갔다가, 재미있는 글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부활 미사를 끝내고 체험한 것을 적었는데 이 글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해주었습니다. 동창신부의 글을 그대로 적어 봅니다.
“믿는 사람만이 부활을 체험할 수 있고, 부활을 체험한 사람만이 믿을 수 있다.”(칼 라너)
부활이 과거에 있었거나 미래에 일어날 일로 생각한다면 부활이 와 닿지 않을 것이다. 즉, 내 안에 어떤 것이 죽어야 새로운 것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이것은 인간관계를 예로 들어 이해해 볼 수 있다. 어떤 사람과 사이가 안 좋아 대판 싸우고 나서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생겨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내 안에 상대방에 대한 ‘고정관념’이 죽은 것이다. 바로 이것이 부활의 현재성이다.
그러면서 하나의 체험을 적어 놓았습니다. 부활 대축일 미사를 끝내고 부활 계란을 나눠주는데 한 초등학생이 묻더랍니다.
“이 계란을 왜 주는 거예요?”
이 물음에 “예수님 부활의 상징이란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거지.”라고 답변을 했답니다. 그러자 그 초등학생이 “그런데 왜 죽은 계란을 줘요?”라고 다시 물었답니다.
부활을 상징하기 위해 계란을 주는데, 문제는 이 계란이 죽은 계란이라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과거에 있었던 일회성의 사건이 아니지요. 지금 이 현재에도 계속해서 진행되는 현재 진행형의 사건인 것입니다. 그런데 내 자신은 이 부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이 이야기를 통해 반성하게 됩니다. 혹시 죽은 계란을 준다고 말하는 아이의 이야기처럼, 사람들에게 다시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거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예수님만을 보여주고 또 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늘의 복음 말씀은 우리들이 잘 아는 엠마오로 가는 길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 이야기입니다. 엠마오로 돌아가는 제자들 역시 부활하신 예수님을 못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예수님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었지요. 물론 부활의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냐면서 자기 고향인 엠마오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부활의 기쁜 소식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울려 퍼져야 함을 직접 보여주십니다.
부활시기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과연 예수님의 부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을까요? 우리는 과거의 예수님 부활을 말하는 사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현재의 예수님 부활을 세상에 알리고 보이라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그 실천이 바로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입니다.
계단의 처음과 끝을 다 보려고 하지 마라. 그냥 발을 내딛어라(마틴 루터 킹 주니어).
밤에 보는 것과 낮에 보는 것은 다르다
지난 월요일 동창신부 모임에서 찍은 강화도 해변의 야경
지난 동창 모임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야경이 멋있어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실 예전에 강화도 갑곶성지에 있었기 때문에 이 해변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때 봤던 느낌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똑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라도 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 것은 분위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도 전혀 다른 느낌,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끔 해주지요. 그런데 우리들은 일상의 삶을 살면서 그 다름을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 똑같다고 간주하려 하고, 다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사람에게 이 모습을 자주 드러납니다. 자기가 생각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사람들의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쉽게 판단하고 쉽게 단죄하는 것은 아닐까요?
시간에 따라서 그리고 나의 생각에 따라서 사진의 모습과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사람들도 그렇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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