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와 나 "
꽃잎 지우는 장대비
강변 풍광은 안개가 허물고
창문 너머로 돌아보는 피안이여
하늘에서 내려트리는 그물
촘촘한 그물망
맺어놓고 지나온 악연들이
방울방울 구슬燈 걸어 가두는 구나
한발 한발 딛고 온 발자국마다 질펀한 회한
내 탓인데
숨어 우는 얼굴들
지우고 지워도 소멸되지 않는 업보
위로하고 달래보려나 만날 길 없고
억겁의 시차로 갈려 숨었나니
하 세월 어디서 만나지려나
철없어
밟히고 찢긴 아름다움
웃어도 슬픈 넋이여
스러지고 흩어진다 하여도 생생한 모습들
당간의 하늘가 맴도는데
저 높은 그물코 넘어설 수 없어
왼 종일 위리 안치되어
눈물로 끝맺는 참회
아아,
쓰러진 밑동열고 고개 쳐드는
새순처럼
새롭고 싶어라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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