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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5-01
조회수
681
추천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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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5월 1일 부활 제2주일
Have you come to believe because you have seen me?
Blessed are those who have not seen and have believed.
(Jn.20,29)
제1독서 사도행전 2,42-47
제2독서 1베드로 1,3-9
복음 요한 20,19-31
작년에 본당신부로 있었을 때의 일 하나가 떠올려집니다. 토요일 학생 미사를 끝내고 방에서 쉬고 있을 때였지요. 전화벨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한 자매님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습니다. 이 자매님께서는 다급한 목소리로 자신의 아이가 성당 갔다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의 시간이 9시.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어서 자매님께 “미사 끝내고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나 보네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라고 했지요.
이 말에 자매님께서는 화를 내시면서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절대로 아니에요.”라는 것입니다. 하긴 요즘 흉흉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이러한 걱정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교리교사들에게 부탁을 해서 아이를 찾으라고 했지요. 잠시 뒤, 그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부모는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아이는 거의 비슷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고, 또 노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부모이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하지만,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하는 내 자녀에 대해 오히려 더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지 않습니까?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절대 아니에요.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절대 아니에요.” 등등의 말들을 떠올려봅니다. 어쩌면 그 사람에 대해 내가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즉, 자신의 기준에서 그를 생각하고,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떤 책에서 본 이 말을 깊이 새기게 됩니다.
‘우리가 한 사람에 대해서 깊이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이 때로는 한 사람에게 대해서 깊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과 동의어가 되기도 합니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오히려 가장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장 잘 알기 위해서는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토마스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는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믿지 않습니다. 자신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예수님의 입장에서 생각했다면, 또한 예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그는 감히 그렇게 말을 할 수 없었겠지요.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입장이 더욱 더 중요했기에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믿음이란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 고통이나 비극을 겪고 있다면 그것은 어떤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맥사인 슈널)
도보순례
도보순례 출발 전... 이때만해도 비가 안 왔는데....
어제는 인천교구 설립 50주년 기념 본당 도보순례를 참여했습니다. 약 13Km 정도의 거리를 걸었지요. 6개의 본당을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순례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비가 쏟아지는지요(14주째 순례 중인데, 처음으로 비가 왔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힘차게 걸으면서 순례단은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비가 와서 어떻게 하나? 밤새 천둥 번개에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또한 뉴스에서도 여름철 장마와 같은 비가 쏟아진다고 하니 어떻게 걸을 것인가가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연세 많으신 분들도 계신다고 하던데……. 혹시 병이라도 나지 않으실까 싶었지요.
하지만 그 모든 생각들은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이분들은 비가 온다고 오히려 기뻐하셨습니다. 언제 이렇게 비를 맞아보냐는 것이지요. 예전의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좋아하셨고, 또 멋진 추억을 남겨주시는 주님의 은혜로운 축복의 비라고 말하면서 기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이 있는 곳에는 어떠한 나쁜 일도 들어올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통해 나쁜 일도 좋은 일로 변화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게 왜 이렇게 나쁜 일들이 많은 거야?”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부터 되돌아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천사의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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