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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라파엘신부-생명의 양식(요한 6,22-29)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09 조회수672 추천수3 반대(0) 신고

 

 
[5월 9일 부활 제3주간 월요일]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요 한 6,22-29)
 
  
말씀초대
유다인들은 능력과 지혜가 충만한 스테파노의 언변을 아무도 당해 낼 수 없자, 그를 모함하여 최고 의회로 끌고 간다. 사람들은 성령으로 충만한 스테파노의 얼굴에서 천사의 얼굴을 본다(제1독서). 예수님을 통하여 빵을 배불리 먹었던 것을 체험했던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 나선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주는 양식을 얻는 데 힘쓰라고 하신다(복음).
 
복음묵상
오늘 복음을 보면 군중이 예수님을 여기저기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빵을 배불리 먹은 경험을 한 군중은 예수님께서 안 계시면 이제 불안합니다. 그래서 배를 나누어 타고 이리저리 예수님을 찾아 나서서 카파르나움에 가서야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하고 빵을 원하는 군중에게 알아듣지 못할 엉뚱한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가 주님께 바치는 기도를 되돌아볼 때 주로 어떤 내용의 기도를 바치는지요? 이렇게 세상에서 잘 먹고 편안하게 잘사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지는 않은지요? “건강하게 해 주세요.”, “좋은 대학에, 또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게 해 주세요.”, “로또 복권이라도 한 번 되게 해 주세요.” 등. 우리가 드리는 기도의 내용을 살펴 보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찾는 군중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 예수님께서는 늘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의로움보다는 더 편안하고 더 배부른 것만을 찾습니다. 사실 주님께서 주시는 ‘건강과 부(富)’는 우리 신앙의 삶에 더불어 오는 ‘선물’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부수적인 신앙의 선물에만 매달려 있기에,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늘 배가 고프고 평화롭지 못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갈망을 우리보다 더 잘 아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의로운 것, 참된 것, 영원한 것에 먼저 마음을 두고 살아야겠습니다. 그 나머지는 주님께서 분명히 채워 주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생명의 양식

  -*반영억라파엘신부*-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으면 살지 못합니다. 단식을 한다고 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위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양을 보충 시켜야 합니다. 음식을 통해 영양을 섭취하지 않으면 육체를 지탱할 수가 없습니다. 사순절이 되면 40일 동안 단식하시는 신부님이 계십니다. 정신이 맑아지고 물 한 컵, 주스 한 잔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힘이 없어서 그야말로 맑아졌던 정신도 혼미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사람은 무엇을 먹어야 삽니다. 작정하고 혼자 단식을 하는 것은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일상의 일을 하면서 장기간 단식을 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산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밥을 먹는 것 보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말씀 안에 모든 것이 있기 때문에 항상 말씀이 먼저 입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삽니다.(마태4,4) 그리고 동시에 말씀을 듣고 말씀대로 행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말씀을 듣고도 말씀대로 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말씀을 실천하는 가운데 하느님을 만나고 구원을 얻게 됩니다. 

지상의 양식도 중요하지만 천상의 양식이 더 소중한데 그 천상양식을 얻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아들을 믿는 것입니다.(요한6,29)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요한6,35). 결국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신앙이 있어야 합니다. 신앙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동의를 통해서 완성됩니다. 하느님의 선물을 인간이 거부할 수 있으니 신앙은 하느님의 일인 동시에 인간의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합니다. 남들이 성경에 관해 많이 알고 통성기도를 잘 하는 것을 보면 부러워합니다. 특히 전교에 동분서주하는 개신교 신자들을 보면서 열성을 부러워하고 말 잘하는 그들을 보며 주눅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성경을 읽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 앞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거저 얻으려는 마음이 너무 큽니다.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믿는다면 왜 그 말씀을 듣기를 주저하고 실천하기를 두려워합니까? 그야말로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은총은 풍부하지만 인간의 협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썩어 없어질 세상 것에는 눈이 번쩍 뜨이면서도 천상 것인 영원한 생명에는 굼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성 베르나르도는 하느님의 위안은 다른 위로를 찾는 사람에게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진실한 것이 헛된 것과, 영신적인 것이 육신적인 것과, 최고의 것과 최저의 것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천상의 것과 지상의 것을 똑같이 맛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지상에 살면서도 지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고 천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십시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의 양식인 말씀을 자주 접하고 미사 안에서의 영성체로써 신앙의 건강을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오늘은 청주교구 옥산주임 권우현 그레고리오신부의 장례미사가 있습니다. 2003년 수품을 받고 열심히 사목생활을 하던 중 향년37세에 심장마비로 선종하였습니다. 피정준비로 바쁘게 움직이던중 쓰러지셨습니다. 젊은 사제의 죽음을 보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다. 하늘이 땅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위에 드높이 있다."(이사55,8-9)는 말씀을 묵상합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주님, 그레고레오신부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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