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기다리라 하시는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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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1-05-09 | 조회수362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기다리라 하시는지?
이순의
서울의 봄은 이렇게 여름색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산골과 서울집을 오락가락하노라면
계절의 릴레이경기를 보게됩니다.
초등학교 운동장의 해맑은 아이의 뒤태를 보면서
속앓이를 하는 엄마의 심정처럼
올 해 봄에는 유난히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이미 파종을 했을 것이지만.......
모란의 붉음이 고움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조급한 내 심장의 색깔 같기도 합니다.
시작이 더딘 경험도 또 처음입니다.
비가
봄비가 이렇게 오시는 경험도 또 처음이고,
복음서의 돌아 온 아들은 돌아 온 것으로 끝이지만
인간세상의 돌아온 아들은 찰떡같은 약속에도
조금만 배 부르고 조금만 등 따수어지면
예고도 없이
또 다시 나간다는 경험! 경험!
설마!
또 그럴까 했던 믿음이 역시나인 경험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서울집에 있으면 짙은 초록에 붉은 피가 흐르고
서둘러 산골로 달음질 치기를 몇 번째입니까?!
그러다가 산골에 도착하면
릴레이 경주의 선수가 아직 느립니다.
아짐네 담장 아래서 쉬는
호미자루에
겨우 한 숨 돌리고!
이제야 새싹이 돋는 모습에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하늘과 동업인 농군은 또 하늘을 향해
하늘의 뜻에 응답해보려 애를 씁니다.
<긴 시련만큼 큰 은혜를 주셨고
긴 기다림만큼 좋은 것을 주시는 하늘님!
제 조급함이 어리섞지 않게 인도 하소서.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기다리라 하시나이까?
제가 아는 것은 언제나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자연의 현상도 사람의 마음도
늘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만물의 절대적 이끄심에 순응하는 법을 오늘도 올 해도
또 다시 배워가게 하소서.
저는 늘 믿어 의심치 않나이다.
그 뜻을 접하는 순간까지
어리섞은 사람인 저의 마음이 근심일지라도
늘 그랬듯이
늘 그랬듯이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나
당신은 다 하실 수 있으시니까요.
시키시는대로 기다리겠습니다.
아멘.>
산골 집앞 길가에
이제야 개나리 활짝 웃고 있습니다.
들의 색은 아직 황량하고
농군들의 분주함은 아직 바빠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초록이 여름색인 서울집에서보다
내 마음은 평온해집니다.
일기예보에서는
또
많은 양의 봄비를 예보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라 하십니다.
천천히 천천히 기다리라 하십니다.
나약한 사람의 정도는 시키는 대로 기다리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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