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 "
보랏빛 향기에 가슴이 뛰는 오월은
당신에게서 눈 거둘 수 없어
꽃 지고 잎 돋는 산천만 오래오래 바라봅니다
흑싸리 꽃 내어걸려
비바람에 잎새와 이별하는 슬픔까지도
다시 올 기다림으로 보내는
그것은
희망입니다
해마다 서두르지 않아도 오는
이 날
등나무 꽃에서 품기는 향기만큼이나
오묘하고 넓게 푸르게
내 마음까지 닮아
더러더러
후회와 용서를 배웁니다
빛속의 무엇도 그림자를 남기듯
저물녘 어스름마저
작은 어깨로 지고 안으서 맑고 밝고 고우신
퍼내도 끝없이 차오르는
당신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이십니다
어쩌면
세파의 앙금을 묵묵히 실어 흐르는 강이며
쉼 없는 동동걸음
가쁜 숨 개여울 도란거림까지
찬찬히 거두어
참 있어라
편하거라
하늘 命 풀어 입히려는 베틀가에 당신
역풍에 강하고 순풍에 따스하나
천명에 배부른
사랑의 女 戰 士
이 밤
하늘은
당신을 낳으셨습니다
/ 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