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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5-17
조회수
1,008
추천수
17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5월 17일 부활 제4주간 화요일
My sheep hear my voice;
I know them, and they follow me.
I give them eternal life.
(Jn.10.27-28)
제1독서 사도행전 11,19-26
복음 요한 10,22-30
요즘 참 날씨가 좋습니다. 화창한 봄날,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이면, 예전에 있었던 갑곶성지가 떠올려지곤 합니다. 이맘때쯤 되면 많은 꽃들이 피어나고, 봄나물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거든요. 아름다운 꽃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더불어서 봄나물을 캐어서 먹으면 맛이 좋아 더욱 더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가끔 이렇게 좋은 날에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었습니다. 성지순례 오셨다고 하면서도, 구석에 앉아 봄나물을 캐시는 분, 또한 꽃이 아름답다고 잘라서 가져가시는 분들을 보면 너무나 마음이 아파집니다. 미움의 감정이 치솟아서 싫은 소리도 몇 차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날도 어떤 자매님이 꽃을 꺾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자매님께 그 꽃을 왜 꺾으시냐고 항의를 심하게 했지요. 그런데 그 자매님께서는 작업복을 입고 있는 저를 향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아저씨 것도 아니면서 뭘 그렇게 말하세요?”
아마도 신부들이 입는 수단이나 끌레지셔츠가 아닌 지저분한 작업복을 입고 있어서, 단순히 성지에서 일하는 일꾼 정도로 생각했었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지요.
“저는 이곳 성지를 지키는 신부입니다.”
하지만 이 말에도 별로 흔들리지 않더군요. 이 자매님께서는 짧게 “미안해요. 다시 안 하면 되잖아요?”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옮기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가면서 아주 작은 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지 것도 아니면서....”
정말로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묵상하면서 많은 반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그렇게 무안을 주면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자매님의 말씀처럼 사실은 내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과 미움의 감정을 갖고 말했을까 싶었습니다.
분명 제가 심은 꽃나무가 아닙니다. 또한 제가 정성을 다해 키운 꽃나무도 아니었습니다. 예전에 누군가가 이 자리에 꽃나무를 심었고, 또 시간이 되면 스스로 꽃을 피우는 나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이 꽃나무를 심고 키우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가지고 그 자매님께 나쁜 말을 했던 것입니다.
옛날 유다인들은(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하느님의 현존을 확인하는 작업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시온산에 성전을 짓고 그 성전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이 말을 통해 굳이 성전을 가야지만 하느님의 현존을 확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십니다. 즉,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느끼는 순간 하느님의 현존도 깨달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을 느낄 수 없는 곳이 과연 있을까요? 십자가라는 사랑의 희생을 통해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 따라서 우리의 일상 삶 안에서 언제든지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하나를 이루기 위해 완전한 사랑과 순종을 이루었듯이, 우리 역시 예수님께 대한 완전한 사랑과 순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사랑과 순종보다는 나를 드러내는데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기 자신이 옳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부정적이고 미움이 가득한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내가 옳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주님과 하나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완전한 사랑과 철저한 순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노력하지 않고 사랑받을 수는 있어도, 노력하지 않고 사랑할 수는 없다(가토 다이조).
그냥 웃지요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자전거 1호(내일은 2호 보여드립니다)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아주 위험한 구간이 하나 나옵니다. 그곳은 대형 트럭들이 많이 다니는 고속도로의 입구입니다. 그렇다면 속도를 내는 트럭이 위험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저는 보행자 신호를 보고서 도로를 건너기 때문에, 대형 트럭은 신호를 보고서 모두 서 있어 안전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바로 그곳에서 비보호 우회전을 하는 차들입니다. 대형 트럭 때문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보이지 않거든요. 따라서 신호는 보지 않고 아무도 없는 줄 알고서 속도를 내어 우회전을 합니다.
얼마 전에도 이러한 상황에서 아주 위험했었지요. 그런데 오히려 그 운전기사가 화를 내면서 가는 것입니다. 운전기사가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내가 화를 내야 하는 입장 같은데 말이지요.
조금만 입장 바꿔 생각하면 화를 참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화를 낸 사람의 입장도 헤아리려고 노력해봅니다.
“바빴겠죠?”
그리고 그냥 웃습니다.
“하하하~~~”
사랑하는 동안에 -
May Se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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