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티 성지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찬미예수님
반갑습니다.
주교님 말씀 깊이 새겨서 더 열심한 사제로 살기로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은경축 미사에 우리 교구 제일 원로신부님 경덕수신부님 오셨습니다.
신부님 환영하는 박수 부탁합니다.
오늘 제 양옆에서 복사 서셨던 신부님들이 동창신부님들이십니다.
오늘 강론해 주셨던 김신부님, 그리고 그 옆에 계신 두 분 뒤에 계십니다.
일요일이라 본당을 맡으신 신부님들은 오실수가 없죠?
무엇보다 저의 셋째동생, 일본에서 사목하고 있는 김대열신부님 소개합니다.
다니엘서 10장 19절을 보면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안심하여라. 두려워말고 힘을 내어라. 힘을 내어라>
이 성구는 25년 전, 제 사제서품 성구입니다.
25년 전에 지금 제가 입은 이 제의를 입고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서 한 사람이 제단에 올랐습니다.
동기들과 같이 서품을 받지를 못하고 몇 달 늦게 어렵고 힘들게 참으로 눈물 속에서.....
사제가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신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허둥대며 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사제가 되어 세월이 흐른지 벌써 25년이 되었습니다.
그 25년 동안 저는 한해도 마음 편하게 지낸 적이 없었습니다.
어느 누가 제에게 묻습니다.
“신부님은 당연히 다시 태어나셔도 사제가 되시겠지요?”
“아닙니다!”
사제는 한 번으로 족하다고...
그만큼 한 해 한 해.... 힘이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큰 산 하나를 넘어서면 깊은 계곡을 만났습니다.
그걸 지나면 벼랑 끝에 서 있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사제생활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떻게 죽을 때까지 사제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며 마음을 졸인 적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신자들은 저를 보면“신부님은 참 고생안하고 사제생활하시는 것 같다...
얼굴이 늘 동안(童顔)입니다.”
그 25년 동안의 그 어렵고 힘들었던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안배하심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저는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하느님에게 받은 것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하느님은 저에게 많은 재주를 주셨습니다.
저에게 그런 고통이 없었다면......
제게 주신 선물들은 분명히 교만의 재료가 되었을 겁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깨어지고 포기해야 될 부분이 너무나 많은 사제이지만....
이나마 이 정도라도 이렇게 은경축까지 지낼 수 있었던 그 힘은
고통이었고 십자가였다고 하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사제 25년 동안 여러 번의 수많은 위기가 있었으나
그 고비고비를 넘어갈 수 있게 도와주신 하느님과 성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몇 가지 제가 특별히 감사해야 될 부분이 있는데
첫 번째는 25년 동안 하느님께 그리고 주교님에게 순명할 수 있게 해주셨던 것,
감사를 드립니다.
25년 동안 사제서품을 주셨던 주교님과 지금 주교님 두 분을 모시고 삽니다.
여러 가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인간적으로
‘주교님께 순명을 해야 되느냐? 아니면 다른 길로 가야하느냐?’
하는 여러 번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순명을 했습니다.
제가 순명하고 살았기 때문에 교우들에게
순명을 가르칠 수가 있었습니다.
순명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하느님과 또 주교님께 순명할 수 있도록
성령께 도움을 청합니다.
두 번째 감사해야할 것은 보기와는 다르게 저는 건강치가 못합니다.
지병이 있는 몸이지만 쓰러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죽을힘을 다해서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해주신 것 감사를 드립니다.
주교님께서도 과찬의 말씀을 해주셨지만
교우들이 제 강론을 듣고 변화되고, 회개하고, 행복할 수 있었던 것......
이것만큼 司祭에게 큰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쩌면 저는 말씀을 전하다 주님 곁에 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숨이 끊어질 때까지 저에게 주신 召命이기에 말씀을 전할 겁니다.
세 번째, 25년 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5년 전 첫 미사를 드릴 때는 이 자리에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그동안 많은 어른들이 친척 분들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천국에서 기도해주셨을 아버지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순례자들에 대한 여러 가지 뒷바라지로 본당신부가 힘의 한계가 있다 보니
본당신자들에게 쏟는 정성이 갈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당신부를 믿고 따라주시는, 서운한 점도 많으셨겠지만....
이해하려고 애쓰시는 본당 신자들에게 무엇보다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동료 선후배 신부님들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뒤돌아보면 저는 선배들에게도 사랑스러운 후배노릇을 못했습니다.
또 후배들에게도 선배노릇을 제대로 못한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앞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한해를 벅차게 살기에 바빴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댑니다.
동료선후배 사제들이 계셨기 때문에 제가 버티고 서있을 수 있었다는 것,
오늘 이 자리를 빌려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늘 사제는 공동우물이지 개인수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우물로 살려고 하다 보니
힘들 때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지만 그러나 幸福합니다.
주교님 말씀대로 앞으로 25년을 더 살아서 금경축까지 갈지
아니면 그전에 하느님 곁에 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꼭 죽을 때까지만 살 겁니다.
이것만큼은 제가 꼭 지킬 겁니다.
주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사제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무엇을 은경축 기념물로 선물을 드릴까하고
많이 생각을 했습니다.
대개 다 신부님들 <은경축기념강론집> 이런 것이 의례적으로 나오는데 저는 25년 동안
강의를 많이 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드릴 <은경축강론집> 하나씩 준비를 했습니다.
책이 아니라 CD입니다.
CD 두 개로 되어 있는데 <은경축기념특강>으로 했습니다.
제 강의 중에서 신자들이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내용을 CD 두 개에
담았으니 작은 성의지만 받아 가십시오.
오늘 연휴이고, 교통도 많이 밀리고 불편하신데도
이렇게 부족한 사제의 은경축을 축하해 주러 오신 분들
매괴성모님께서 깊은 축복 많이 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김웅열(토마스아퀴나스)신부님ㅡ2008. 05. 011 (은경축 답사)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카페에서
배티 성모님 - 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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