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2] (23) 생미사, 연미사는 무엇인가요? 예비신자 한 분이 미사를 드리고 나와서 몹시 궁금한 표정으로 와서 묻는다. “신부님, 오늘 미사 때, 신부님께서 ‘오늘 이 미사는 특별히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OOO을 위한 미사입니다. 아울러 OOO께서 OOO의 영육의 건강을 청하는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오늘 미사는 그들만을 위한 미사인가요?” “또 제가 언뜻 들은 바로는 생미사, 연미사라는 말이 있던데 그게 무엇인가요?” 교회는 사제들이 “산 이들이거나 죽은 이들이거나 누구를 위하여서든지 미사를 바쳐 줄 자유가 있음”(교회법 제 901조)을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미사가 누구를 위하여’ 바쳐지는 것을 ‘미사 지향’이라고 한다. 사제가 그 지향을 기억하며 미사를 드린다는 것은 미사에 참석한 이들과 함께 그 지향을 공유하며 기도한다는 뜻이지, 그 미사가 오로지 그들만을 위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사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통하여 구원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모든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한”(미사경본총지침, 79항) 것이기 때문이다. ‘미사 지향’은 교회 공동체, 세계 평화, 모든 가난한 이들, 모든 연옥 영혼 등과 같은 ‘일반적 지향’과 개별적인 감사 또는 기원, 세상을 떠난 특정한 사람을 기억하는 등의 ‘개별적 지향’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 지향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교중미사(敎衆 : Missa pro populo)가 있는데, 본당 주임 사제가 매주일과 자기 교구의 의무 축일들에 ‘신자 전체를 위한 지향’으로 미사를 바치는 것을 말한다(교회법 제534조 참조). 개별적 지향으로는 ‘생미사’와 ‘연미사’로 나눌 수 있다. 생미사(生-미사)는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해 드리는 미사로, 한 개인이나 가정에 필요한 특별한 은총을 청하거나, 건강 기원,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는 지향 등으로 드리는 미사이다. 연미사(煉-미사)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위해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미사이다. 그렇다면 오직 신자들만을 위한 지향으로 미사를 드리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 제84조 1항에서 사제는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세례받지 아니한 사람을 위하여서도 미사지향을 두고 미사를 집전할 수 있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사제는 미사 중에 반드시 이러한 미사 지향을 알려야 하는 것일까? 교회는 사제의 지향은 영적이며 내적인 행위이기에 반드시 신자들 앞에서 공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어떤 형식으로 발표하는가도 중요하지 않고, 이와 관련한 공적인 규정도 없다. 대개의 경우 사제들은 미사를 시작하며 인사가 끝난 후 곧이어 말해 주는데, 이는 미사 경본 총지침 50항 “백성에게 인사가 끝나면 사제...는 그날 미사에 대해서 아주 짤막한 말로 설명할 수 있다”라는 내용에 따른 것이다. [2018년 2월 25일 사순 제2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청주교구 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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