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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5-24
조회수
993
추천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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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5월 24일 부활 제5주간 화요일
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to you.
Not as the world gives do I give it to you.
(Jn.14.27)
제1독서 사도행전 14,19-28
복음 요한 14,27-31ㄱ
얼마 전, 정말로 오랜만에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버스의 빈 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데 이제까지 운전할 때와는 다른 여유를 갖게 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평화로워 보이고, 멀리 보이는 자연 풍경 역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운전할 때에는 앞만을 바라보게 되지요. 운전을 하며 속도를 내고 줄이기도 하며, 신호등 그리고 다른 차량의 흐름도 살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창밖의 아름다움, 평화로움은 전혀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똑같이 창밖을 바라보는 것인데, 운전을 하면서 보는 것과 그냥 앉아서 바라보는 것은 이렇게 다르네요.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이렇게 전혀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데, 항상 앞만을 바라보며 바쁘게 지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반성을 해봅니다. 그래서 평화를 체험하지도 또한 주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다르게 바라보려면 우선 내 자신을 낮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운전하는 경우 그래서 앞의 유리창을 바라보는 경우에는 모든 것을 나에게 기준을 맞춥니다. 옆 차가 내 차 앞으로 들어왔다고 ‘바빠 죽겠는데 왜 들어오는 거야?’라고 말을 하며, 내가 다른 차 앞으로 끼어 들어가려할 때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 ‘정말로 매너 없는 사람이네.’라고 말을 합니다. 앞 차가 규정 속도를 지키면서 천천히 가면 ‘저래서 교통체증이 일어난다니까.’라며 클락션을 울리고, 내 차가 규정 속도를 지킨다고 뒤에서 클락션을 울리면 교통법규도 모르는 파렴치한 사람처럼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나에게 기준을 맞출 때 평화와 아름다움은 전혀 체험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평화와 세상의 아름다움은 나를 드러내지 않고 낮은 자리에 들어섰을 때 더욱 더 선명하게 내 눈 앞에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평화를 주실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 가장 낮은 자리를 선택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의 몸을 취하여 이 땅에 오셨고, 하느님이면서도 인간으로부터 죽음을 당하시는 것을 거부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떠한 순간에 있어서도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하느님 아버지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렵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보시고 판단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평화도 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과 같은 겸손을 간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정면만을 바라보며 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신 다른 창문을 통해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겸손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때 부족한 나의 몸을 통해서도 세상에 평화를 나누어 줄 수 있는 소중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성공은 최종적인 게 아니며, 실패는 치명적인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하고자 하는 용기다(처칠).
동창 모임
수원신학교 다녔을 때의 사진. 농구대회 때 모습이다. 팀명 "싹쓸이".
어제 인천에서 수원신학교 동창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 일 년 만에 만나는 모임인데 정말로 반가웠습니다. 사실 저는 서울신학교에 들어갔다가 대학원 때 수원신학교로 건너가서 상당히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동창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도 참으로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5년 지나고서 바라보니 왜 그러한 행동과 말을 했는가 싶습니다. 조금만 나를 낮추면 될 일을, 뭐가 그리 잘 났다고 그렇게 했었는지....
이제는 그러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이 얼마나 필요한 지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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