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늘의 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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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민숙 | 작성일2011-05-26 | 조회수473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그림<이석보의 국화>- “가지가 열매를 맺는가? 아니다.
열매를 맺는 것은 가지가 아니다.
나무가 열매를 맺는 것이다.
나무가 열매를 맺는가? 흙이 없는데 태양이 없는데 물이 없는데
농부가 일하지 않는데 나무가 스스로 과실을 맺는가? 아니다.
그러면 흙이 열매를 맺는가? 아니다.
태양이 열매를 맺는가? 아니다. 물이 열매를 맺는가? 아니다.
농부가 열매를 맺는가? 아니다.
손발이 일을 하는가? 아니다.
일을 하는 것은 손발이 아니다.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이다.
사람이 일을 하는가? 흙이 없는데 태양이 없는데 물이 없는데 일거리가 없는데
사람이 저 혼자 일을 하는가? 아니다. ……
흙도 아니면서 태양도 아니면서 물도 아니면서
농부도 아니면서 흙도 되고 태양도 되고 물도 되고 농부도 되는
그 ‘어떤 이’를 가리켜 우리는 할 수 없이 ‘하느님’이라 부른다.”
‘이 아무개’가 쓴 책, 『길에서 주운 생각들』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도 제 스스로는 아무런 열매를 맺을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 알의 열매를 맺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하느님 섭리 안에 머물러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도 이럴진대 우리 인간은 더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우리 스스로 삶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겠습니까?
꽃들의 향기, 밤하늘의 별들, 아름다운 새소리가 없는데,
세상을 느끼는 눈과 코와 귀가 없는데, 온몸을 타고 도는 더운 피가 없는데,
푸른 하늘을 숨 쉬는 호흡이 없는데, 이웃이 없는데 ……
우리 손발도 아니면서, 눈과 코와 귀도 아니면서, 심장도 호흡도 아니면서,
이웃도 아니면서, 우리 손발이 되고 오관이 되고 심장이 되고 호흡이 되고 이웃이 되는,
우리의 주님! 그분의 섭리 안에 머무르지 않는데, 그분 정원의 한 그루 나무가 되지 않는데,
우리 삶을 주님께 온전히 맡기고 살지 않는데, 우리가 어떻게 삶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겠습니까?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20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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