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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6주일(청소년 주일·생명의 날)-안병철 신부-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29 조회수490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1 5 29일 부활 제6주일(청소년 주일·생명의 날)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요한 14,15-21)

 

 

 

 

말씀의 초대

스테파노 순교 이후 교회에 대한 박해가 더욱 심해지자 제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오히려 복음이 더 널리 전파되어 나간다. 필리포스는 사마리아 고을로 들어가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사람들을 고쳐 준다. 사마리아인들은 세례를 받고 성령을 받는다(제1독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 때문에 고난 받으신 것을 기억하며 박해를 두려워하지 말고 박해자들에게 온유하게 대하라고 당부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보호자를 보내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그분께서는 ‘진리의 영’이신데 세상은 그분을 모르지만 믿는 이들은 알게 된다. 성령께서는 믿는 이들의 마음속에 이미 와 계시기 때문이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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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묵상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성령을 약속하십니다. 두려워하는 제자들이 마음에 걸리셨던 겁니다. 스승의 애정이 성령의 강림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러니 누구라도 예수님의 사랑을 받으면 성령께서 함께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이를 사랑한다고 하셨습니다. 용서와 자비의 생활이 성령 체험의 전제 조건인 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보다 사랑을 더 중히 여기셨습니다. 지키는 신앙에서 베푸는 신앙으로의 변화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용서 역시 사랑의 결과입니다. 미운 마음을 버렸기에 용서가 채워진 것이지요. 내 것만 잡고 있으면 하느님의 것은 자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기도하고 있습니까? ‘오소서, 성령님. 오시어 우리를 채워 주십시오.’ 그러면서도 비우는 데 인색했다면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언젠가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 끊어야 합니다. 때가 되면 포기할 것이라 여기는 것이 있다면 지금 포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비우는 행위의 출발입니다. 성령께서 함께하시면 소리 없는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끝은 기쁨입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하시는 성령

-안병철 신부-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께서 협조자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는 언약의 내용을 전해 주고 있고, 제1독서인 사도행전에서는 그 언약이 실현되고 있는 생생한 모습을 전해 줍니다. 한편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당신께서 주시는 계명들을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행하지 않으면서 그분을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위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면서 그를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두드러진 특성들 가운데 하나가 상호간의 충실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에 대한 사랑을 항구하게 보여 주셨으므로 그 사랑에 대한 인간의 응답 역시 항구성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충실하게 계명을 지키는 삶이야말로 하느님 사랑에 대한 충실성의 표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예수께서는 당신께서 요구하시는 당신의 사랑에 대한 충실성과 당신께서 보내 주시겠다고 언약하신 협조자 성령과의 관계를 설정해 주십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성령님을 ‘변론자’ 또는 ‘협조자’, ‘위로자’라고 부릅니다. 그 성령께서는 예수께서 전파하신 가치들을 지켜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그 가치들을 우리 안에서 내면화시키고 심화시켜 주십니다. 우리 모두를 그리스도의 참다운 제자가 되게 하시는 분이 바로 그 성령님이십니다. 나아가 그분께서는 우리 안에 심어진 희망을 구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우리의 이웃들 앞에서 우리의 신앙을 당당하게 증언케 하는 힘을 주십니다. 그래서 초기 교회 공동체는 역동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우리를 ‘고아들’로 남겨 두시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다시 말해서 그분께서는 우리가 그분께로부터 전해 받은 메시지를 마음대로 해석하여 행동하거나 또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우리를 연약한 상태로 놓아 두지 않으십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시 오시지만’, 성령께서는 ‘우리 곁에서만’ 머물러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머물러 계시는 분이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우리 가운데, 우리 안에 살아 계시며,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에 충실하게 응답함으로써 하느님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촉구하십니다. 하느님 사랑에 대한 우리의 충실성은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충실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보내 주실 협조자 성령께서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게 하시고,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하십니다.

우리는 그러한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역사하고 계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부활의 증인이 되는 삶입니다. 사랑의 길에 들어선 연인들이나, 사랑의 결실을 맺은 부부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는 그런 모습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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