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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려움 속에서도 -반영억라파엘신부-(요한15,26─16,4ㄱ)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30 조회수434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 5 30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분이 나를 증언할 것이다.

(요한15,26─16,4ㄱ)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와 그 일행은 필리피에서 안식일 유다인들의 기도처로 향하다가 여인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그 가운데 리디아라는 여자는 온 집안과 함께 세례를 받고 바오로 일행을 따듯하게 맞이한다(제1독서). 예수님을 믿는 것은 영광과 함께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제자들에게 닥칠 박해의 시대가 오면 그들도 십자가를 져야 한다. 주님께서는 보호자이신 성령께서 함께하시며 당신을 증언해 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복음).

☆☆☆

 오늘의 묵상

  

사도들의 공동체는 유다인들의 박해를 먼저 받습니다. 그들은 초대 교회를 자신들의 한 지류로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율법 준수를 요구했고, 이방인 교우들에게는 할례를 강요하곤 했습니다. 사도들은 무작정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영향력이 막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예루살렘에 모여 대책을 논의합니다. 기원후 50년에 열린 사도 회의입니다.
초대 교회 순교자 스테파노는 유다인들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너희를 죽이는 자마다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생각할 때가 온다.”는 표현처럼 율법에 따라 처형되었습니다. 억울한 일입니다. 순교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화려한 것도 아닙니다. 철저한 고통이며 고독입니다. 혼자 겪는 싸움일 뿐입니다. 신념이 있다고 순교하는 것도 아닙니다. 완벽한 은총의 개입이 순교의 본모습입니다.
복자로 시복되려면 기적이 둘 이상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순교자의 경우에는 순교 자체를 기적의 실현으로 봅니다. ‘하나의 기적이 채워진 셈입니다. 한편 교황에게는 한 건의 기적을 생략해 줄 권한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어느 나라든 순교 복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듯 순교는 은총의 사건입니다. 생명을 바치는 것이 큰 순교라면, 악습을 끊는 것은 작은 순교입니다. 하늘의 힘을 받으면 결국은 이루어집니다.

 

 

순교자 신태보 베드로는 주문모 신부님께 세례를 받고 정약종, 황사영, 강완숙 등과 함께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1801신유박해가 일어나자 교우들을 이끌고 강원도로 피신합니다. 그들은 풍수원에서 함께 살면서 신앙을 지켰습니다. 기록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교우촌입니다.
이후 교우들은 선교사를 청하는 편지를 여러 차례 보냅니다. 교황청과 북경 주교에게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청원서의 서명에는 언제나 신태보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밀사를 보내는 경비 역시 신태보가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열정적이고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성직자 영입은 여러 사정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정해박해 1827년 호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박해의 여파로 신태보는 경북 상주에서 붙잡혀 전주로 이송됩니다. 가혹한 심문과 형벌을 수없이 받았지만 배교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전주 부윤은 배교하지 않는 교인은 무한정 옥에 방치해 굶주림과 탈진으로 죽게 했습니다. 신태보 역시 죽음의 고통을 겪으며 ‘12을 감옥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1839, 71세의 나이로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합니다. ‘너희를 죽이는 자들은 아버지도 나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너희는 나를 증언할 것이다.’ 복음의 말씀처럼 신태보는 무려 12년을 견디며 예수님의 믿음을 증언했습니다. 그는 인내의 순교자입니다.

 

주님의 제자들 가운데 요한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교하였습니다. 요한 사도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방인 교회를 돌보며 살았습니다. 박해를 피해 도망 다닌 것이 아니라 아시아 쪽에 살다 보니 로마의 박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동료들의 순교 소식을 듣는 요한의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그 역시 순교 못지않은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교우들의 순교 소식도 들었을 겁니다. 어떻게 잡히고, 어떻게 재산을 빼앗겼으며, 어떻게 회당에서 쫓겨나 죽었는지 속속들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밀고자들도 알게 되었을 겁니다. 교우들끼리 서로 고발하고 재산 때문에 배교하는 이야기도 들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스승 예수님께서 예언하셨던 것임을 그는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노년의 그는 결코 마음 편히 지내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순교는 아름다운 행위지만 현실에서는 고통스러운 사건입니다. 끝없는 투쟁이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신념이 강하다고 순교하는 것도 아닙니다. 은총의 힘이 붙잡아 주지 않으면 끝까지 견뎌 낼 수 없습니다. 요한 사도는 목숨을 바치지는 못했지만 순교의 삶을 사신 분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반영억라파엘신부-

우리 성당은 순례지 성당으로 손님도 많고 신심행사가 많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나면 뒷정리가 쉽지 않습니다. 묵묵히 감당하시는 신자들을 보면서 감사할 뿐입니다. 가끔은 내일처럼 도와주는 타 본당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큰 행사를 감당한 분들입니다. 힘들고 고달픈 일을 이미 겪은 분들이 인지상정으로 도와줍니다. 굿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됩니다. 그들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우선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속에 살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의 약육강식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 진리를 추구합니다. 몸이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끊임없이 선을 행하는 사람입니다. 결정적으로 선과 진리에 어긋나는 것에는 반대를 분명히 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미움을 받게 됩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증언하는 것은 예수님을 처형한 세상의 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교회를 박해하였습니다.

 이것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계시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먼저 시련과 박해의 시간에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시련과 고통이 생기면 마음이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마음을 아시기에 당신의 협조자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 대한 신앙을 강화시켜 주시고 혹독한 박해 속에서도 용기 있게 그리스도를 증언할 힘을 주셨습니다. 바로 그 성령께서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해 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한 모든 사람이 성령의 손길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과 그리스도의 평화를 간직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령 안에서 예수님께 대한 열망을 키워감으로써 시련과 역경 안에서도 흔들림 없는 참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룩하게 사는 이들은 그분을 추구합니다. 그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당신 입김으로 그들에게 생기를 주시고 도움을 주십니다.”(성 바실리오)

 사실 성인들은 자기가 받은 은총에 늘 만족하며 살았고 하느님이 주시는 시련과 고통도 그분의 뜻으로 알고 살았습니다.(아빌라의 성 요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시련이 벌이 아니고 오히려 은총의 기회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련을 이겨 내십시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야고1,12). 이 시간 위로의 성령을 통해 우리의 삶이 변화되기를 희망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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