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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음한 여인 (반동형성) - 도반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작성자최유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30 조회수619 추천수8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아주 유명한 내용입니다.

 제목도 ‘간음한 여인’이라고 해서 교회 안에서 주님의 자비하심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대목입니다.

우선 질문을 하나 드립니다.

간음한 여인을 돌로 치라고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이먹은 남자부터 젊은 남자까지...

그런데 그들이 여자를 돌로 치자고 난리법석을 피우는 동안

주님께서는 아무런 대꾸없이 땅바닥에 무엇인가를 쓰고 계셨다고 합니다.

도대체 주님이 땅바닥에 쓰신 글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요?

  1.  곗돈부은 액수를 쓰셨다.

  2.  원래 흙장난을 잘하셔서 장난질을 하신 것이다

  3.  거기 온 사람들의 속옷색깔을 쓰셨다.

  4.  여자를 편들다가 돌맞을까봐 딴전을 피우신 거다.

  5.  거기 있는 사람들이 지은 죄들을 일일이 기록하여 사람들이

      보게 하셨다.

교회의 야사에 의하면 답은 오번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인가를 다 쓰신 후 사람들에게 너희 중 죄없는 자 돌로 치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바람에 속을 들킨 사람들이 쑥스러운 마음에 돌을 내려놓고 돌아섰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돌아설 사람들이 왜 여인을 죽이려고 돌까지 들었던 것일까요?

표면상으로는 주님을 몰아세우기 위해서였지만

실상 마음으로는 여인을 죽이고 싶었던 것인데 왜 그런 분노를 가졌던 것일까요?

오늘은 이것에 대하여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사람이 자기 마음을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기제 중에 반동형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 속마음을 숨기기 위해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부자들은 다 도둑놈들이야 다 쫓아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 사실 부자가 되고픈 마음은 간절한데

그것이 안돼서 화가 난 사람들이란 것이고,

부정을 저지른 사람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 역시

그 마음 안에서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역대 정권의 실세들이 보여준 바 있지요.

또 신앙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영성체를 할 권리도 없고 주님께 가까이 갈 자격도 없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일수록 죄지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남을 심하게 비난하는 자들이 더한 짓을 하는 자들이란 것을

주님께서는 아시고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이처럼 무엇인가 지나친 감정표현, 지나친 행동에는 그 반대의 마음이 있다고

하는 것이 반동형성입니다.

그럼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고 한 사람들의 마음 안에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단순히 여인이 율법을 어겨서 화가 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인의 비윤리성을 비난하는 남자들의 마음 안에는 여인에 대한 성적인 욕구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자신들도 그 여인과 간음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화가 나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고 했던 것입니다.

주님은 이들의 이런 욕구를 예리하게 간파하셨고, 그들의 어두운 마음을

땅바닥에 쓰심으로서 그들을 수치스럽게 만드셨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잘못한 것에 대하여 분노하는 마음이 올라왔을 때

그들을 윤리적으로 법적으로 단죄하기 앞서서

왜 자신이 분노하는지 그 근원을 보아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남의 문제를 보고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잘못하는 사람에게 분노하는 자기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서 당신을 따르라고 하신 것입니다.

썰렁한 이야기 하나

옛날 어떤 수도원에 아주 대조적인 수사가 두 사람 있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은 너무나 깐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수사들이 기도를 엉망으로 하거나 생활태도가 불량하면

바로바로 야단을 쳤고

수도원을 찾아오는 자매들이 입은 옷을 보고도 누구를 홀리려고

그렇게 푸욱 파진 옷을 입고 다니느냐고 당장 갈아입고 오라고 훈계를 해서

처녀들을 울리는 그런 깐깐한 수사였습니다.

그래서 이 수사의 별명은 걸어 다니는 율법이었습니다.

이 수사가 얼마나 엄격하고 깐깐했는지 선배수사들도 모두 이 수사를 어려워했습니다.

그런데 대조적인 다른 수사는 사람이 늘 털털했습니다.

기도하다가 졸기 일쑤이고 일하다가 실수하기를 밥 먹듯이 해서

깐깐수사가 가장 싫어했고 늘 야단을 많이 맞았습니다.

다른 수사들이 위로해 주면 이 수사는 늘 괜찮아 다 맞는 말이잖아 하면서

히히 웃어버렸습니다.

그런 어느 날 연말에 수도원에서 간단한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수사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삶을 사는 사람과 가장 재수없는 사람을 뽑는 이벤트였습니다.

깐깐한 수사는 자기가 가장 바람직한 수사라고 생각하고

옷을 단정히 입고 상받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드디어 발표

깐깐수사 스무 표 중 열아홉 표... 와 박수 짝짝

나가서 상장을 받았는데...

우리 수도원에서 가장 재수없는 인물로 찍힌 것을 매우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수사는 바로 실수를 밥 먹듯이 하던 그 수사였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

자기 문제는 안 보고 남의 문제만을 파고 다니며 험담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재수없는 사람 취급을 받습니다.

남의 문제 볼 시간 없이 자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주위에는 

언제나 한 수 배우려는 사람들로 들끓습니다.

사순시기를 마무리하면서

나는 그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http://cafe.daum.net/withdoban 상담카페 도반 주일미사 강론글

평화신문 상담코너 '아 어쩌나~' , 벗어야 산다(외 다수) 저자,  평화방송 특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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