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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01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1 조회수367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6월 1일 성 유스티노 축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2-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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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제자들은 아직 주님의 수난의 이유도 부활의 의미도 깨닫지 못합니다. 주님이 하시는 일과 주님의 말씀이 옳다고는 생각하지만 자신의 삶 안으로 받아들이지도 받아들일수도 없습니다. 

배운게 모자라서도 아니고 그들이 주님과 차원이 다른 아주 부족한 사람들이어서도 아닙니다. 

그들은 아직 주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했고, 예수님을 보는 것과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주님의 모습에서 그 말씀을 확인하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그들은 아직 그 일이 자신들의 일이 될 거라고 생각지 못하는 순간에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 우리는 아마도 평생 주님의 말씀을 깨닫지도 감당하지도 못할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이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한 자세라 생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진리의 영, 곧 성령이 오시면 제자들은 진리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말씀은 주님의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그 때에는 모든 제자들이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불가능했던 그 말씀을 제자들은 주님 없이도 알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수님이 왜 이런 시간 차이를 두셨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나중에 깨닫게 되더라도 예수님이 직접 말씀하셨어도 될 이야기들일텐데 왜 함께 계실 때는 하지 않으셨을까요?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사셨다는 예수님의 일생은 세상을 사랑하신 하느님의 선택이셨습니다. 하느님은 사랑하는 세상을 위해 심판의 권한을 가지신 예수님을 심판이 아닌 사랑으로 세상에 보내셨고 그것이 아버지의 뜻임을 아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이 원하시는 사람의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삶은 TV에서 보는 드라마가 아닌 한 사람의 현실이었고, 그 현실의 이유는 그를 보는 모든 이가 참 삶으로 그분의 삶을 이해하고 자신의 처지에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주님을 보고 듣는 처지에 있었고, 주님이 왜 저런 말씀을 하시고 행동을 하시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깨달음이 없는 행동은 흉내나 모방이 될 수 있을 지언정 진심을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더욱 화려하게 빛이 나더라도 사랑이란 흉내나 복종 식의 동작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자들은 주님의 뒤를 따라가 아닌 오직 자신 밖에 없는 처지에서 성령의 이끄심으로 주님의 맘을 이해하고 모든 세상에서 주님처럼 살아가게 됩니다. 주님을 이해하는 것은 주님과 같이 세상을 사랑할 때 가능하며 주님 역시 그 순간을 기다리며 당신의 지시가 아닌 제자들의 참 삶으로 주님의 자리에 서길 알고 믿어주셨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대할 때 자신의 삶에 한계를 말하거나 감당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듣고 깊은 묵상을 할 수록 자신의 반성에 무게를 더 두는 것을 곧잘 봅니다. 하느님 앞에서 겸손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모습도 물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은 우리의 반성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을 사랑하며 서로 함께 살아가는 천국의 삶을 바란다면 바로 내가 선 자리에서 주님의 말씀을 새겨야 합니다. 우리는 머물러 생각하며 숨어서 살아야 하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세상에 주님처럼 살아갈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용기를 내고 한 발을 내 딛어 나가면 성령은 우리를 진리로 이끌어 주십니다.
 
그 때 우리는 주님의 말씀과 그분이 못다 이루신 그 숱한 말씀도 우리의 마음에서 우리의 입에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순간 우리는 주님이 우리에게 두신 믿음을 알 게 될 것입니다.
 
 
감당하지 못하는 주님의 말씀은 사랑하는 이에게는 삶의 내용일 수 있습니다.
 
 
서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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