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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1 조회수946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1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When he comes,
the Spirit of truth,
he will guide you to all truth.
(Jn.16.13)
 
 
제1독서 사도행전 17,15.22ㅡ18,1
복음 요한 16,12-15

남대문 시장의 어떤 참기름 가게 앞에는 다음과 같은 간판이 붙어 있다고 합니다.

“정말 순 진짜 참기름만 팝니다.”

참기름이란 상품명 앞에 형용하는 말이 셋이나 붙어 있지요. ‘정말, 순, 진짜’

얼마나 많은 가짜가 판을 치면 이러한 간판이 생겼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우리 사회 안에 가짜가 있지 않은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짜가 많습니다. 가짜 휘발유, 가짜 약, 가짜 식품, 가짜 공무원 등등, 그런데 가짜 성직자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이렇게 가짜가 판을 치다보니,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각 나라 사람들’이라는 다음과 같은 유머도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 사람은 “돈을 얼마나 내야 그 물건을 살 수 있느냐?”를 묻고, 영국 사람은 “그 물건이 얼마나 질기냐?”를 묻고, 프랑스 사람은 “최신 유행이냐, 아니냐?”를 묻고, 일본 사람은 “이 물건 갖다 팔면 얼마의 이익이 남느냐?”를 묻고, 그런데 한국 사람은 “이 물건 가짜냐, 진짜냐?”를 먼저 묻고 난 다음 값을 흥정한다고 하지요.

진리보다는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처럼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먼저 의심을 하고 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러한 의심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막으며, 서로를 사랑으로 하나를 이루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에서는 주님 앞에 제대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 분명하지요.

이렇게 거짓이 판을 치고, 가짜가 난무한 세상에서 필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며 주님 앞으로 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진리의 영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이, 즉 성령이 우리들을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주실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함을 말씀하십니다.

어떤 신부님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이 신부님께서 어느 날 아침 일찍 집을 떠나서 시내 중심가에 있는 어느 성당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택시비를 냈는데, 운전기사 거스름돈을 더 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신부님께서는 ‘아, 하느님이 나 쓰라고 주시는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주머니 속에 넣으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결국은 운전기사에게 “거스름돈을 제게 더 주신 것 같습니다.”며 더 준 거스름돈을 건네주었습니다. 바로 그때 운전기사 이러한 말을 했다고 하지요.

“신부님, 어제 성당에서 신부님의 ‘정직’에 관한 강론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시험해 보려고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만약 신부님께서 거스름돈이 더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자신이 가졌다면,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말았겠지요. 그러나 진리의 영의 움직임에 자신을 맡겼기 때문에 올바로 행동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진리의 영에 따라야 합니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그리고 거짓과 가짜가 판을 치는 유혹들에 흔들려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참 진리만이 나를 주님 앞으로 이끌어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진리의 영에 철저하게 따르는 우리가 되도록 합시다.

 

정직한 사람은 모욕을 주더라도 진실을 말하며, 잘난 체하는 자는 모욕을 주기 위해 진실을 말한다.(윌리엄 해즐릿)


 

나굴리엘모 주교님


2001년 교구청 성당 축복식 때의 사진. 이때는 다 젊었는데...

어제 낮에 인천교구의 초대 교구장님이셨던 나굴리엘모 주교님께서 한국에 오셨습니다. 며칠 뒤에 있을 인천교구 설정 50주년 감사 미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오신 것이지요.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이제는 80대 후반의 연세, 겉모습만 보아도 많이 늙으셨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02년에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가신 뒤, 9년 만에 다시 뵌 주교님. 제 손을 잡아주시면서, “아직도 여기에 있어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사실 2002년에도 교구청에 있었거든요. 주교님께서는 그때의 저를 기억하시면서 지금까지 교구청에 있는 것으로 아셨나 봅니다.

저 역시 주교님에 대한 기억은 2002년까지밖에 없지요. 그 뒤로 만난 적도, 또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으니, 기억의 단절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문득 기억꺼리를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만날 때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지니까요. 또한 기억의 단절보다는 계속된 기억의 연속이 훨씬 보기 좋으니까요.

오늘도 많은 기억을 남기는 소중한 하루를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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