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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2일 야곱의 우물- 요한16,16-20 묵상/ 사랑으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2 조회수344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랑으로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6“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17그러자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또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하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 18그들은 또 “‘조금 있으면’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19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하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내가 말한 것을 가지고 서로 묻고 있느냐 ? 20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 살면서 헤어짐보다 더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까요 ? 헤어지기 전부터 헤어지는 날, 그리고 헤어짐 다음까지 우리는 얼마나 두렵고 슬프고 아파하는지 모릅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자취하다 보니 부모님과 일찍부터 떨어져 살아야 했고 그만큼 부모님의 품과 모습이 그립고 간절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김치와 쌀을 가지러 갔고, 그때마다 검게 그을리고 깊은 주름 골이 팬 얼굴로 반갑게 웃으시는 부모님을 뵈면서 반갑기도 하고 또 마음 찡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신학교, 군대 그리고 지금은 사제가 되어 떨어져 살면서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가끔 전화를 드리거나 하룻밤 부모님 곁에서 잠을 자는 것은 큰 위안이 됩니다. 전화로 그분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곁으로 다가가 고단한 얼굴을 부모님 품에 깊이 묻고 잠들 때는 천국에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벽녘에 어김없이 신공을 바치시고 나서 어머니께서 마련하신 구수한 된장찌개와 밥을 함께 먹을 때면 천국의 식탁 같습니다. 짧은 헤어짐과 짧은 만남에서 이런 천국을 느끼게 된 것은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상투적인 말도 ‘사랑’ 이 실리면 위로와 평화가 되고, 늘 먹는 밥도 ‘사랑’이 담기면 만찬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날마다 바치는 기도도 사랑을 가지고 바칠 때 위로와 평화를 얻는 대화가 됩니다. 또 날마다 거행되는 성체성사도 사랑으로 참례하면 다시는 헤어짐 없는 영원하고 기쁜 만찬이 됩니다. 곧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이 세상뿐 아니라 그것을 넘어 영원한 세상의 것들도 맛보고 누릴 수 있게 합니다.

 

강희재 신부(수원교구 매곡성안토니오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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