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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대 - 도반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작성자최유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2 조회수637 추천수5 반대(0) 신고

부활하신 후 주님께서 하신 일들은 대부분 이해가 가는 일들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왜 그런 행동을 하셨는지 의문스러운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뭘까요?

하나는 부활하신 후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마리아 막달레나였다는 것입니다.

이 일은 복음에도 기록되어 있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주님께서 왜 마리아 막달레나를 처음에 만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서 오랫동안 구설수에 오르시게 되었지요.

소위 교회 안의 스캔들을 만드신 것입니다.

이 사건에 대하여 신학자들의 의견은 구구합니다.

초기 교회의 지도자들 중 한 사람으로 마리아를 임명하시려는 의도였다는 것에서부터

마리아를 이성으로 생각해서 그랬다는 이야기까지 수백 가지 학설들이 줄을 잇습니다.

어느 이론이건 간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다른 제자들 이상으로

주님을 따른 제자였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두 번째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모습을 처음으로 상면한 마리아가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주님만을 바라고 살았던 마리아가 어째서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1.  주님이 성형수술을 하셔서

   2.  주님이 수염을 너무 많이 기르셔서

   3.  주님이 귀신처럼 나타나셔서

   4.  마리아가 시력이 좋지 않아서

   5.  이 중에 답이 없음


마리아가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은 주님께 걸었던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마리아는 주님이 부활하시면 무언가 다른 훨씬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시리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마리아가 동산지기로 착각할 만큼

초라한 모습으로 주님께서 나타나시자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마리아의 지나친 기대가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럼 왜 주님께서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마리아조차 알아보지 못할 만큼

평범한 모습으로 나타나신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지나친 기대를 갖지 말라는

무언의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미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신에 대해 가졌던 지나친 기대 때문에

여러 가지 후유증을 앓으셨기에 당신 제자들만큼은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시는 마음으로 그리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의 주제는 ‘기대’로 할까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살면서 서로 기대한다는 것은 참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기대받는 사람이나 기대하는 사람이나 다 좋은 것을 얻기 때문입니다.

어떤 좋은 것을 얻는가?

기대를 받는 사람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넉넉해집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늘 당당하고 자신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또 누군가에게 기대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마음에 희망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덜 불안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에게 있어서 기대감이란 참으로 중요한 필수영양소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어떤 것도 그렇지만 기대감 역시 지나치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감이 크면 받는 사람은 부담감에 시달리게 되고

지나치게 기대하는 사람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웬만한 것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실망하고 분노하게 됩니다.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실망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듣다 보면

상대방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본인이 지나친 기대감을 가져서 스스로

마음에 분노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 마음 안에 실망이나 분노가 쌓이지 않게 하려면

지나친 기대는 갖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입니다.


기대에 얽힌 아주 슬픈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지요.

옛날에 어떤 노처녀가 선을 보는데 눈이 너무 높아서 선본 남자들을 자꾸만 발로 찼다고 합니다.

이 남자는 못 생겨서, 이 남자는 키가 작아서 등등...

이 처녀는 자기 배우자감은 키 크고 잘 생기고 돈도 잘 버는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사진이 한 장 들어왔습니다.

아주 잘 생긴데다가 부잣집 아들이라는 말에 처녀는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열심히 공들여서 화장을 했습니다.

선을 보는 자리는 고급 중식당이었다고 합니다.

처녀는 마음이 급해서 체면불구하고 먼저 식당에 찾아가서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그 남자가 나타났는데 자기가 기대하고 고대하던 바로 그 남자였습니다.

처녀는 한숨을 푸욱 쉬며 어떻게든 옭아매야지 하고는 얌전이란 얌전은 다 떨었습니다.

남자도 처녀가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싱글벙글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두리번거려서 처녀가 물었습니다.

누굴 기다리세요?

아, 제 친구를 기다립니다. 아주 친한 친구인데 같이 만나자고 했지요.

조금 있다가 들어오는 친구.

키는 작은데다 눈은 바늘구멍만 하고 얼굴은 둥글넓적 옷은 희쭈구리...

처녀는 속으로 아이구 다행이다 안도했습니다.

그런데 들어온 친구는 다짜고짜 우리 짜장면 먹자 하고는 바로 주문했습니다.

처녀는 말리지도 못하고 짜장면을 먹게 되었습니다.

입에 국물이 묻을까 조심스럽게 먹는데

잘 생긴 친구가 중얼거리길 난 먹성좋은 처녀가 좋은디...

처녀는 한 입씩 우물우물

이번에는 잘 생긴 친구가 짜장면에는 후추가루를 쳐서 먹으면 더 맛있죠 하면서

쳐주는 것이었습니다.

처녀는 아주 난감하였습니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데 후추가루를 쳤으니...

그래도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한 입 물었는데 그만 잘못 물어서

후추가루 덩어리를 물게 되었습니다.

처녀는 참다 못하고 그만 재채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처녀가 매운 후추가루 때문에 눈물을 흘리다가 눈을 떠 보니

남자의 얼굴에 짜장면가락들이 붙어있지 않겠습니까.

남자는 ‘에이’ 짜증을 내고는 일어나서 그만 나가버렸습니다.

처녀는 너무나 슬프고 쪽팔려서 울었습니다.

눈물은 마스카라를 타고 흘러내려서 검은 얼룩이 되었고

입에는 짜장국물이 묻어 얼굴은 연탄공장 처녀처럼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는

입에서 다 나간 줄 알았던 짜장면가락이 두 가닥 콧구멍으로 나온 것입니다.

처녀는 기가 막혀서 빼지도 못하고 그냥 넋을 놓고 흐느껴 울면서

그동안 자기가 상처준 남자들의 한이...

그런데 그 순간 어떤 남자가 자기 어깨를 다정히 두들겼습니다.

간 줄 알았던 못생긴 남자가 옆에서 지켜보다가 위로해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많지요. 얼굴 드소 하고는

손가락으로 콧구멍에서 나온 짜장면가락을 좌악 뽑아내더랍니다.

처녀는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나 늠름해보였답니다.

그런데 그 못생긴 총각은 빼낸 짜장면가락을 보고

먹는 것은 버리는 게 아녀 하고는 훌러덩 먹더랍니다.

결국 처녀는 자기가 기대하지도 않았던 총각과 결혼해서 잘 산다는

기대에 얽힌 아주 슬픈 이야기입니다.


인생에서 기대했던 일에 실망하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곳에서 기쁨을 찾는 경우는 참으로 허다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인생을 좀 더 편안하게 살려고 한다면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고

적당한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평화신문 - 상담코너 '아 어쩌나' / 평화방송 '행복한 신앙'

책 - '벗어야 산다' 외 12권

상담, 심리학, 마음공부, 자기이해, 건강한 신앙생활- 온라인카페 도반 '주일미사 강론글'

http://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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