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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홀가분한 삶" - 6.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2 조회수339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1.6.2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사도18,1-8 요한16,16-20

 

 

 

 

 

"홀가분한 삶"

 

 

 

오늘은 ‘기쁨’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묵상 중 문득 떠오른 늘 푸른 나무란 상록수(常綠樹)란 단어였습니다.

 

‘기쁨의 사도’ 바오로는 ‘항상 기뻐하라’ 하셨는데

한마디로 늘 기쁨의 나무, 상록수 되어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어 떠오른 ‘홀가분’이란 말이었습니다.

 

‘홀가분’이라는 책을 출간한

정신과 전문의 정 혜신님과의 인터뷰 한 대목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쿨'이 어떤 태도를 말한다면, '홀가분'은 좀 더 근원적인 것이다.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지금 없는 무언가를 얻거나 이뤄야 할 게 아니라

  현 상태에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하게 갖고 있는 것을 덜어내야 한다.

  어린이들이 어른보다 훨씬 더 본능적인 공감 능력과

  균형 감각을 갖추고 있는데,

  이처럼 인간은 본래 완전하고 행복하게 태어난다.

  그런데 거기에 여러 가지 욕망과 상처, 콤플렉스가 덧대어지면서

  뭔가가 뒤틀리는 거다.

  부적절한 욕망 때문에 덧대어진 것들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자기 자신을 보면,

  그 모습이 어떤 모습이든 정말로 황홀하다.

  끌리지 않을 수 없다.

  무한하고 충만한 에너지가 나온다.

  '홀가분'은 그렇게 다 덜어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바로 홀가분함은 텅 빈 충만을 가리킵니다.

 

이런 텅 빈 충만의 홀가분함에서 샘솟는 자유와 기쁨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진리의 영의 선물도 바로 이런 기쁨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을 통해 누리는 정의와 평화와 기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 주시는 성령의 기쁨이

홀가분한 자유의 삶을 살게 합니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진리의 영이, 부활하신 주님이 임재 할 때 홀가분한 기쁨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신 우선적 목적은 우리와 함께 있기 위함입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네 안에 머무르겠다.’

주님 안에, 진리의 영 안에 머무를 때 그대로 홀가분한 자유와 기쁨입니다.

 

기쁨과 반대편에 있는 게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가 말한 여덟 가지 악덕 중 여섯 번째

‘아케디아’라는 악덕입니다.

나태, 태만, 슬픔, 실증, 무기력, 무의욕, 무감각, 우울증 등

모두가 포함된 ‘아케디아’는 영성생활의 최대의 적입니다.

 

이 ‘아케디아’가

진리의 영과 부단한 수행에 의해 홀가분한 기쁨으로 바뀔 때

바로 그 상태가 ‘아파테이아’입니다.

 

하여 아케디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빠지지 않기 위해

평생 매일 소리에 마음을 담아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를 바치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이 끊임없는 공동전례기도의 수행이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여 깨끗한 마음으로

홀가분한 자유와 기쁨의 아파테이아를 살게 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에너지는

진리의 영에 따른 홀가분한 기쁨의 삶에서 기인함을 깨닫습니다.

 

천막을 만드는 육체노동의 생업에 종사하면서

말씀 전파에만 전념하는 사도 바오로가

바쁜 일상 중에도 지치거나 피곤해 보이는 기색이 전혀 없고

오히려 홀가분한 자유를 누리고 있으니

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의 은총임이 분명합니다.

 

말 그대로 홀가분한 관상의 샘에서 샘솟는 말씀전파의 활동이요,

관상의 꽃에서 열매 맺는 활동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를 홀가분하게 하시고

당신의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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