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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쁨의 샘" - 6.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3 조회수355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6.3 금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사도18,9-18 요한16,20-23ㄱ

 

 

 

 

"기쁨의 샘"

 

 

 

 

본기도 중 다음 대목이 은혜롭습니다.

 

“순교자들의 피로 주님의 교회를 비옥한 땅이 되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언제나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하소서.”

 

순전히 개인 신앙은 없습니다.

교회의 신앙, 순교자들의 신앙에 뿌리내린 우리의 신앙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교회의 비옥한 땅에 뿌리내려 교회의 믿음을 흡수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오늘은 ‘고통과 기쁨’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고통의 깊이는 삶의 깊이요 기쁨의 깊이와 직결됩니다.

고통은 현실입니다.

생노병사(生老病死), 인생사고(四苦)를 말하며

인생은 고해라 정의하는 불가의 말이 실감납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새삼 확인하는 진리입니다.

그러나 고통은 현실이지만 상대적입니다.

고통 중에도 기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고통의 삶 중에도 기적처럼, 신비처럼 피어나는 기쁨도 있습니다.

고통 중에도 기쁨으로 피어나는 얼굴들을 보면

꼭 꽃 같은 얼굴들이라 저절로 반갑고 고맙습니다.

 

부활한 주님이 주신 참 좋은 선물이 기쁨입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부활신앙이 기쁨의 원천입니다.

이런 주님을 만날 때 고통의 심연도 충만한 기쁨으로 변합니다.

효소를 만나면 온갖 과일들이 술이 되듯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면 온갖 고통은 기쁨의 술로 변합니다.

 

어제 인용했던 나희덕 시인의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절청(絶唱)이 생각납니다.

 

이미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에게

주님을 찾는 방황도, 세속적으로 더 높이 올라가려는 방황도 끝났습니다.

 

이제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앎과 자유, 평화, 기쁨은 함께 갑니다.

아는 것이 힘입니다.

주님을 깊이 깨달아 알아 갈수록 나를 알게 되고

그 선물 같은 열매가 자유와 평화, 그리고 기쁨입니다.

 

“이처럼 너희는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주님은 기쁨의 샘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기쁨이 진정 기쁨이요 아무도 앗아가지 못합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으로부터 샘솟는 기쁨이

온갖 고통을 기쁨으로 변화시킵니다.

이 기쁨이 인생고해를 인생축제로 만들어 버립니다.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는 기쁨이요

빼앗아 올 수 없는 기쁨이요

돈 주고 살 수 없는 주님의 선물인 기쁨입니다.

 

이런 기쁨을 지닌 자가 진정 행복한 부자입니다.

 

“그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주님을 만날 때 기쁨의 빛이 우리 내면을 환히 비출 때

모든 근심과 번뇌의 어둠도 완전히 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과의 깊어지는 관계와 더불어 충만한 기쁨이요 빛으로 충만한 삶입니다.

 

기쁨의 사도, 바오로가 그 모범입니다.

고통으로 말하면 바오로를 능가할 자 아무도 없습니다.

성인들에게 필수적으로 따라 붙었던 고통이었습니다.

이런 바오로가 옥중에서도 신도들에게 기뻐하라 권면합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기쁨입니다.

바로 다음 구절이 바오로의 기쁨의 비결을 알려줍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말하여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치지 못할 것이다.”

 

주님과의 만남이 고통 중에도 늘 기뻐할 수 있는 바오로의 비결이었습니다.

나와 함께 계신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 함이

우리 영성생활의 모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기쁨을 선사하시어

충만한 기쁨으로 하루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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