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거듭남 - 도반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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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유미 | 작성일2011-06-03 | 조회수479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
교리문제 하나 내어드립니다. 가톨릭신자라면 누구나 영세받을 때 성인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성인의 축일날 다른 사람들로부터 본명축일이라고 해서 축하를 받습니다. 그럼 여러분의 본명축일이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지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1. 성인이 태어나신 날이다 2. 성인이 장가가신 날이다. 3. 축일은 그 성인이 곗돈을 타신 날이다. 4. 성인이 돌아가신 날이다.
그럼 왜 돌아가신 날을 축일로 정했을까요? 바로 부활신앙때문입니다. 육신은 죽었지만 그 영혼은 하느님 나라에서 새롭게 태어났다는 의미에서 그 날을 축일로 축하하는 것입니다. 부활은 비단 우리 교회뿐만이 아니라 많은 종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입니다. 어떤 종교에서는 교주가 자신이 죽었다가 부활해서 신임을 증명하겠다고 했다가 시체가 썩어버리는 바람에 종교 자체가 없어진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신흥종교 교주훈련소에서 수련하는 많은 가짜재림예수들이 영업개시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부활은 두 가지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하나는 죽음에서 벗어난 부활이라는 관점, 다른 하나는 거듭남이라는 현재 나의 성장의 관점,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은 후자의 관점- 정신적인 거듭남에 대하여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의 신앙인들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이 정신적 거듭남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만이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채찍질을 하면서 내적 성장을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은 자칫하면 자기비난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시행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채찍질을 하는 동안에는 무능감이나 좌절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자기비난의 소리가 자신에게 완전하길 요구하는 동안에는 무능감, 무력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무자비하게 몰아붙이고 분투한다면 모든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렇게 채찍질이 일종의 심리적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채찍질은 자기존중감을 파괴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처음부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만들어놓고 자신을 몰아가기 때문에 인생살이가 고달프고 힘들다는 느낌 밖에는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하느님께서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평생 채찍질을 하면서 살아온 수도자가 천당길을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수도자는 자신의 온몸이 채찍질로 멍투성이, 피투성이가 된 것을 아주 자랑스러이 여기고 천당의 가장 좋은 자리는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의기양양하게 천당문 앞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 도착하자 기가 팍 질려버렸습니다. 그 곳에는 온몸이 채찍질로 피떡이 된 사람들이 드글드글한데 서로 자기 몸에 채찍질한 자죽이 몇 개나 되나 비교하면서 너는 상천당 너는 중천당 너는 하천당 하고 자기들끼리 자리배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낙심하고 있는데 베드로 사도가 나오더니 올해 천당아파트 분양 자격공지를 하겠다면서 방을 하나 붙였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조건이 고운 피부 두 번째 조건이 상큼한 외모 세 번째 조건이 귀여운 미소... 사람들이 따졌습니다. 아니, 옛날에는 채찍질한 사람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올해는 왜 이모양입니까? 베드로 사도가 말하기를, 채찍질을 해서 피투성이인 사람들이 천당에서 살다 보니 천당이 천당처럼 보이지 않고 지옥처럼 보여서 아기를 데리고 사는 천당주부들의 민원이 너무 심각하여 올해부터 꽃미남만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거듭날 수 있는가? 영성가들이 말하길 새롭게 태어난다는 생각부터 포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옷수선을 하듯이 수선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주님 앞에 가서 보여드릴 것은 새로운 무엇이 아니라 잘 꿰매고 다듬은 나인 것입니다. 그러니 억지로 거듭 나려다가 병나지 마시고 내 인생을 잘 수선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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