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6월 4일 부활 제6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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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6-04 | 조회수609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6월 4일 부활 제6주간 토요일-요한 16장 23-28절
“내가 진실로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희망으로 가득 찬 청사진 한 장>
용두사미란 말이 있습니다. 출발은 거창하고 대단한데 끝마무리가 보잘 것 없고 형편없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요즘 프로야구가 한창인데, 가끔 그런 팀이 있습니다. 시작 때 분위기는 너무 좋습니다. 선수들 기세가 등등합니다. 선두타자 안타에 이은 번트, 적시타로 즉시 선취점을 뽑아냅니다. 그러나 그게 다입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뒷심이 딸립니다. 5회, 6회를 넘어가면서 역전을 허용하더니 7회, 8회 수비 실수에 이은, 투수 난조로 대량 득점을 허용합니다. 치욕적인 수모를 겪으면서 대역전패당합니다. 다들 기분이 참 ‘거시기’합니다.
그런가 하면 고진감래라 말이 있습니다. 혹독한 고통 끝에 알차고 행복한 결실을 거둠을 의미합니다. 시작은 부진하고 미약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체계가 잡히고 탄탄해지며 안정됩니다. 결국 기분 좋은 승리로 이어집니다.
요즘 계속되는 복음의 어투는 철저하게도 미래형입니다. ‘∼할것이다’라는 식의 미래형인데, 그냥 미래형, 혹은 암울하고 두려운 미래형이 아니라 희망과 긍정으로 가득 찬 미래형입니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 현재에도 충실할 것, 현재에 큰 의미를 부여할 것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 미래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희망으로 가득 찬 청사진 한 장을 우리 앞에 제시하고 계십니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가끔씩 살짝 그릇된 가르침을 외치고 다니는 분들이 계십니다. 자신이 내세우는 교리를 따르면 현세 천국뿐만 아니라 내세 천국도 100% 보장된다, 자기들한테로 오면 끝도 없는 현세에서의 하느님 축복을 넘치도록 받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 네 삶이란 것이 어디 그렇습니까? 이랬다저랬다, 오르락내리락 마치 놀이공원의 바이킹 타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속적인 현세적 축복, 그것은 신기루와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월이 흐르고 흘러 정해진 시간이 다가오면 그간 우리가 쌓아온 모든 것들 다 버려두고 떠나가야 할 우리들입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끝도 없는 성공과 축복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늘 축복만 하시는 하느님이라면 저토록 혹독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우리들의 이웃들에게 어떻게, 무엇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 모두 무슨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이란 말입니까?
우리 그리스도교는 현실을 중요시여기지만 현실에 모든 것을 걸지 않습니다. 참 신앙인들은 이 지상에서의 삶에 최선을 다하지만, 지상 것에 목숨까지 걸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세상을 넘어섭니다. 현실을 초월합니다. 우리 인간이 지닌 어쩔 수 없는 한계, 무력함, 나약함을 간과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늘 겸손하게 하느님의 도움과 자비를 간구합니다. 폭풍우 속 같은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절망하거나 의기소침하지 않습니다. 희망의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자비에 의탁하며 하루하루 기쁘게 살아갑니다. (R)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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