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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5일 야곱의 우물- 마태28,16-20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5 조회수366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16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우리 마음 안에 오시어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체험하게 하시고, 그 힘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  (Lectio)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서의 마지막 장입니다. 유다를 제외한 열한 명의 제자들이 부활한 예수님을 만나도록 선택된 장소는 예수님 공생활의 기원이 되었던 장소, 참된 행복 선언이 울려 퍼졌던 갈릴래아 산입니다. 마태오복음서라는 잘 작곡된 웅장한 교향악을 마무리하는 오늘 복음 말씀의 핵심은 예수님의 발현과 제자들의 파견입니다. 예수님의 몸을 보았고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던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도 부활신앙의 시험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마태오가 제자들 가운데 “더러는 의심하였다.” (17절) 라고 적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에서 먼저 우리의 시선을 끄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의 태도입니다. 마태오는 그들이 스승을 만나 기뻐했다거나 환호했다는 등 어떤 반응도 기록하지 않습니다. 마태오는 단지 그들이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17절) 라고만 기록합니다. 마태오복음 서두에는 아기 예수에 대한 동방박사들의 경배가 나오는데 (마태 2, 1 – 12) , 이제 복음서는 부활하신 분에 대한 제자들의 경배로 마무리됩니다. 제자들의 침묵의 경배는 부활하신 스승이 그들에게 말씀을 건네기 전에, 예수님을 본 순간 그분이 “하늘과 땅의 권한을 받은 분” (18절) 임을 제자들이 알아보았기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온 독자들도 이제 예수님 앞에 경배하도록 초대합니다. 그런 신적 권능을 지닌 분 앞에서 인간이 드릴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행위는 침묵의 경배일 것입니다. 스승이 어떤 분인지 알고, 그분의 뜻에 완전히 복종하는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온전히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이제 스승에게 귀 기울이고 들을 준비가 된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선교사명에 대해 가르치십니다. 첫째, 제자들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야 합니다. 사도행전에는 “성령으로” 주는 세례 (1, 5)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주는 세례 (2, 38) 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각기 표현은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세례가 구원자인 예수님의 인격과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구원행적은 아버지의 사랑에서 나오고, 성령의 내림으로 완성됩니다. 이제 세례 받는 사람은 물 안이 아니라 거룩한 세 위격,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함께 나누는 친교의 바다에 잠겼다 나오는 세례를 받을 것이고, 삼위의 친교를 그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둘째, 제자들은 스승이 ‘명령한 모든 것’ 을 가르쳐 지키게 해야 합니다. 마태오복음서 안에는 스승이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남기신 커다란 가르침이 다섯 군데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산상설교 (5 – 7장) , 파견설교 (10장) , 비유설교 (13장) , 교회 공동체의 설교 (18장) , 종말설교 (24 – 25장) . 여러 가지 구체적 가르침들이 나오지만, 한 마디로 하면 이 모든 가르침의 핵심은 율법을 완성하라는 것,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어서 당신이 언제나 제자들과 함께 있으리라고 약속하십니다. (28, 20)  마태오복음 서두에서 천사가 예수님의 이름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는 뜻의 ‘임마누엘’ 이라고 알려주는데 (1, 23) , 이제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그 언약을 지키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으로 복음서가 마무리되지만, 우리는 침묵의 여백 안에서 스승이 떠난 후 제자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옷 두 벌도 지팡이도 돈 지갑도 가지지 말라고 하신 스승의 명령대로 세상 안으로 가서 무수한 사람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만들 것입니다. 가난과 고통을 그들의 재산으로 여기고, 스승이 사셨던 것처럼 살고 스승이 죽은 것처럼 죽어갈 것입니다. 그들은 박해에 처하겠지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들 마음 안에 영으로 계시는 예수님의 현존이 그들의 해어지지 않는 견고한 옷이 되어주시고, 그들 마음 안에 메아리치는 스승의 말씀이 그들을 거룩하게 하여 세상의 악으로부터 보호하는 지팡이가 되어주시기 때문입니다.

묵상 (Meditatio) 
주님, 당신은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 20) 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 라고는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당신은 우리를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 라는 당신 말씀에 우리의 모든 생각과 결정이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기도 (Oratio)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비는 것입니다. (에페 1, 17 – 18)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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