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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8일 부활 제7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8 조회수861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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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부활 제7주간 수요일-요한 17,11ㄷ-19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연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지는 한 가지 큰 도전이자 과제가 있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세상을 극복하고, 세상을 초월하고, 세상을 사랑하며, 결국 세상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번 따라 가보십시오. 그분의 삶은 한 마디로 표현해서 연꽃 같은 삶이었습니다. 연꽃은 청정한 물이나 흐르는 물에 뿌리 내리지 않습니다.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그래서 혼탁한 곳이나 진흙탕 같은 곳에 뿌리를 내립니다.

 

    그러나 피어 올리는 꽃을 한번 보십시오. 시커먼 진흙탕과는 완전히 대조적입니다. 자태가 그렇게 어여쁠 수가 없습니다. 깨끗함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 향기는 정말 매혹적입니다.

 

    예수님 역시 혼탁한 세상 한 가운데 태어나셔서 부족한 죄인들 사이에서 살아가셨습니다. 공생활 기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스런 사람들, 깨끗한 사람들, 기도하는 사람들, 고분고분 순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지내신 것이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혼탁함 그 가장 중심부로 들어가셨습니다. 위선과 오만으로 가득 차있었던 죄인중의 죄인들이었던 바리사이들과 수시로 접촉하셨습니다. 죄인들의 대명사였던 세리들, 창녀들과 한 식탁에 앉으셨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외면하는 죽어가는 사람들, 나병환자들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이 죄로 물들었다고, 세상이 병들었다고, 세상이 나를 피곤하게 한다고 세상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세상을 사랑하셨고, 그 사랑의 표현으로 더욱 깊이 세상 안으로 투신하셨습니다.

 

    당신의 그 깨끗함으로, 당신의 그 거룩함으로, 당신의 그 뜨거운 사랑으로 세상을 정화시키셨고, 세상을 치유시키셨고,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가 있습니다. 우리 역시 세상에 속하지만 세상을 초월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이 땅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지만 우리의 정신과 마음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해야 합니다. 갖은 한계와 부족함을 지니고 있지만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야 합니다. 아비규환의 저자거리에게 살아가고 있지만 때로 신선 같은 모습으로, 때로 연꽃의 고결한 자태를 지니고, 때로 신비스런 천상의 미소를 지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 안에서 몸담고 살아가지만 성화의 길을 포기하지 말아야하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자기 극복과 자기 초월, 자기 쇄신의 삶이 정녕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줘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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