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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08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8 조회수344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1년 6월 8일 부활 제7주간 수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1ㄷ-19

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제가 그렇게 이들을 보호하여,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멸망하도록 정해진 자 말고는 아무도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제가 세상에 있으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이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주었는데, 세상은 이들을 미워하였습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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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아들이 아버지를 봅니다. 아버지께로 가기 직전에 말입니다. 
죽기 전에 꼭해야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곧 만나게 될 아버지인데도 아들은 간절히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는 이제부터 당신에게 초점이 놓여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이들"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따른 이들에게 모든 관심이 몰려 있습니다. 또한 당신이 하실 수 있는 모든 말들로 이들을 변호하고, 아버지께 이들을 보호해 주시기를 애원합니다. 


그리고 그 애원의 핵심은 '이들도 우리처럼' 이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주님의 이 기도에서 가장 특별한 단어로 '하나' 곧 '일치'라는 주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된다는 말은 남은 제자들이 똘똘 뭉쳐 단합하게 해달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됨의 모델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입니다. 


하느님처럼 하나되는 것이 주제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남겨진 제자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함께 나누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이제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제가 세상에 있으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 세상에서 바로 당신처럼 살게 하시려 아버지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죽음을 걱정하고 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이 알지도, 깨닫지도 못한 것을 완성시켜 달라고 아버지께 부탁하는 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걱정 속에는 당신이 당신 백성에게 당하신 모든 상황들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주었는데, 세상은 이들을 미워하였습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겨질 제자들 그들이 들은 것이라곤 세상에 맞지 않는 것들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스승인 예수님의 삶이었습니다. 세상을 만들고 당신을 닮아 세상을 다스리라 맡기신 사람들이 만든 세상에 율법과 예언으로 남겨졌다고 하나 하느님의 진리는 세상에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 왔으나 세상에서 난 이들임에도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통해 세상에 맞지 않는 진리를 보았고, 들었으며 함께 살았습니다. 이제 세상에 정말 하느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스승을 잃고 자신들의 불안한 앞 날을 보아야 합니다. 


제자들도 스승처럼 산다면 어떻게 될 지 보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런 그들을 예수님은 당신의 나라로 데려가려 하지 않으시고 세상에 남겨두십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이들을 지켜달라고 청하십니다.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나되게 하소서'의 속 뜻이 드러납니다.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거룩함이란 하느님의 것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부를 때와 하느님의 일을 할 때 우리는 거룩함을 말하고 실행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바람은 사람이 하느님의 거룩함을 되찾는 것입니다. 오늘 이 기도에서 예수님은 이 거룩함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찾으라고 그렇게 바라던 호소를 당신을 아는 제자들에게 주십사고 아버지께 청합니다. 진리가 선포되었으나 그 진리는 죽이려는 당신의 백성들의 세상에서 예수님은 그 진리를 아는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제자들을 하느님의 거룩함으로 보호하려 하십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게 되어라"(레위 11,44)


사람에게 그토록 원하셨던 하느님의 간절한 바람을 예수님은 제자들이 지니고 있음을 증언하십니다. 그리고 그 제자들이 아는 것이 세상이 흐르는 것과 얼마나 다른지를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을 데리고 가지 않습니다. 대신 아버지께 그들을 지켜달라 청하며 그들을 세상에 남겨 둡니다. 


그리고 홀로 죽음의 십자가로 걸어들어 가십니다. 


모두가 볼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람들, 그들이 만든 세상에 참 하느님의 진리가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착하고, 끝까지 사랑하며, 끝까지 모든 것을 다하는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있는가? 하고 말하는 세상에 유일한 본보기가 되십니다.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거룩한 죽음입니다. 


사람들이 참 많이도 말합니다. 하느님 말씀과 세상은 참 다르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이 때도 예수님은 당신 백성을 통해 이 이야기를 듣고 보고 계십니다. 우리는 그렇게 말하며 세상에선 세상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그나마 성당은 좀 낳았으면 하고 건물 하나 안에 모든 거룩함과 용서를 모아 놓듯 살아갑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세상을 아시면서도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 구원을 하거나 데려가시지 않았습니다. 이 곳에 남겨두셨습니다. 세상에 남겨진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바람은 그들이 당신처럼 거룩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왜 내가 이렇게 살았는지 제자들이 알고, 그 기쁨으로 세상을 살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일치는 동아리를 이루고, 그렇고 그런 훌륭한 사람들이 한 데 모여 공동체를 이루어 비밀결사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아는 사람들이 세상과 다르다는 이유로 마치 섞일 수 없는 기름처럼 거룩함이라는 경계 위에서 살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주님은 거룩함으로 제자들을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으로 축복하시고 세상에 두십니다. 바로 당신처럼 그들도 세상에서 세상이 만들어낸 이기적인 삶과 전혀 다른, 그리고 사랑하고도 배척받고, 배신당하며, 모조리 뺏기는 세상에 두셔서 그 세상에 진리를 드러내고 싸워서 이김이 아닌 사랑으로 이겨내는 거룩함의 세상을 꿈꾸십니다. 


그것이 우리 주님이요, 스승이며, 형제이신 그리스도의 마지막 소원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분처럼 거룩하게 되어야 합니다. 거룩함은 노력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진리이신 하느님 말씀 안에 열쇠가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말씀은 글이나 책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우리 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 말씀이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가 살 듯이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지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 말씀이 우리를 남기고 우리의 앞 길에 서 있습니다. 거룩한 분이 사랑으로 세상에 당신을 내 던집니다. 


그리스도는 십자가로 갑니다. 
그리고 그분의 우리들은 세상에 남습니다. 


하나됩시다. 거룩해져야 합니다. 하느님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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