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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09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9 조회수361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6월 9일 부활 제7주간 목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0-26

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시고, 또 저를 사랑하셨듯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도 제가 있는 곳에 저와 함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 창조 이전부터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시어 저에게 주신 영광을 그들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알지 못하였지만 저는 아버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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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죽음을 앞둔 주님의 기도가 확대됩니다. 
처음 당신의 삶이 아버지에게서 왔음을 이야기하신 주님은 당신의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젠 눈 앞에 없는 누군지도 모르는 그러나 그 제자들을 통해 당신을 알게 될 이들을 위해 기도하십니다. 

그리고 이 기도가 바라는 것 역시 하나입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하나 된다는 것, 주님의 변하지 않는 바람에 대해 이제 멀리 떠나 있는 우리의 모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주님이 그렇게도 간절히 아버지께 바란 하나됨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예수님의 기도 속의 하나됨은 한 덩어리가 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 하나됨의 모델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표현됩니다. 우리가 배우는 교리라면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처럼 우리도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삼위일체는 한 분 하느님께서 세 가지 모습으로 달리 나타나시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 아들, 영 이 세 위는 분명 다른 각각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은 세 분으로 불리지 않으시고 한 분 하느님이시라 우리가 부릅니다. 이 교리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셋이면 셋이고, 하나면 하나여야 하는데, 분명 셋인데 우리는 하나라 불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가 아니라 적어도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하나라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완전히 같은 것을 우리에게 주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모든 것을 아들이 따랐고, 그 아들의 모든 것을 성령이 우리에게 전해준다는 것만이 확실히 우리가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아는 이들도, 아들을 아는 이들도 성령을 안다는 이들도 적어도 하느님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신비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삼위일체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아버지와 아들과 영이 서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서로의 모든 것이 되어 살아가는 삼위일체 안의 사랑의 관계가 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 간절한 기도 속의 하나됨의 의미를 우리를 로보트와 같은 복제품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또한 하느님의 관계에서 서열을 만들고 효과좋은 방법을 찾아 하늘나라에서 조차 위 아래로 자신들을 나누기 위해 애를 쓰면서도 '우리는 하나'라고 외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천주교'라는 종교의 이름 아래 보편적으로 착한 사람들이 되고, 보편적으로 옳은 사람이 되며, 무조건 순명이라는 지시와 명령 관계에 종속되어 겉으로 일치된 덩어리를 가짐이 하나됨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일치를 간절히 우리에게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말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바람이자, 아버지의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간구가 우리만을 서로 엮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진짜 바람은 우리가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고 알게 되는 것입니다.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하나됨이 아니라 홀로 사는 듯 보이지만 항상 아버지와 함께 하셨던 그리스도처럼 어디서건 홀로서도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이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살고 이루는 모든 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될 수 있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바로 그리스도 당신이 사신 모든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우리가 지금 기다리는 성령 강림 대축일에 성령이 우리에게 하시는 일 또한 그리스도를 기억하게 하고, 우리가 그분에 대한 기억과 그분의 마음에 대한 깨달음으로 이 세상을 그분과 같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 영원히 살게 하고, 하느님의 거룩함을 닮은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게 하시는 것이 성령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오시면 우리는 눈 앞에 보이는 그리스도를 따라감이 아니라 육으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고 영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바로 내 손과 내 발로 움직이며 말하고 행동하며 하느님 안에서 살고, 이 세상을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어 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그래서 하느님을 알게 되고, 하나의 부족함도 모자람도 없이 그리스도처럼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됨은 그렇게 우리가 하느님을 닮는 아름다운 과정입니다. 우리는 기계가 될 필요도 덩어리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그러시듯 우리는 늘 각자이며 또 하나일 수 있습니다. 


지금, 그리스도를 보십시오. 그분은 분명 우리 눈에 보이는 오직 한 분이시나, 그분의 말 속에, 그분의 삶 속에 그분이 계십니까? 눈에 보고 있으나 우리는 그분에게서 하느님을 봅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 또한 그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됨의 신비입니다. 


"그게 말이 쉽지. 어떻게 가능합니까?"


그걸 눈에 보고 있는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기적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기적이 우리에게 가능하다는 주님이 계시니 그것을 우리는 "신비"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걱정이 몰려 올 때 그리스도가 함께 계심을 기억하십시오. 지금 당신과 나 역시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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