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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6-10
조회수
889
추천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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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10일 부활 제7주간 금요일
“Simon, son of John, do you love me more than these?”
Simon Peter answered him, “Yes, Lord, you know that I love you.”
Jesus said to him, “Feed my lambs.”
(Jn.21.15)
제1독서 사도행전 25,13ㄴ-21
복음 요한 21,15-19
얼마 전,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마트에 들렸습니다. 그리고 기왕 들린 김에 마트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혹시 필요한 물건이 있는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저 멀리 만두가 보였습니다. 종종 신부님들이 밤에 출출하다고 제 방에서 만두를 쪄 먹던 것이 기억났지요. 그래서 만두코너를 갔습니다. 종류가 무척이나 많아서 어떤 것을 사야할지 선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있던 여직원이 “손님, 오늘 특별 세일로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왕 구입하시는 것이라면 싸고 맛있는 이 만두를 구입하시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생각보다 부피가 너무 컸습니다. ‘조그마한 냉동실에 과연 들어갈까?’가 순간 걱정되었지만, 이 원 플러스 원 상품을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부피가 커서 언제 다 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원 플러스 원’이기 때문에 훨씬 제게 이득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지요.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데 이번에는 샴푸를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샴푸 떨어진 것이 기억나서 구입하려는데 그곳에 있던 여직원이 또 이렇게 말합니다.
“손님, 이 샴푸는 2개 구입하시면 린스를 공짜로 드립니다.”
저는 공짜 사은품이 있는 이 샴푸를 구입했습니다. 린스를 공짜로 받았으니 큰 이득이 있는 것 같지요? 아닙니다. 문제는 제가 린스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전혀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짜라는 사실에 눈이 멀어 필요하지 않은 사은품을 갖게 된 것입니다.
공짜, 사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공짜입니다. 그런데 왜 내가 받는 공짜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남에게 베푸는 공짜에 대해서는 억울하게 생각할까요? 우리에게는 타인이 아닌 나를 피해자로 기억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 자신만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나한테 판단 기준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스스로 피해자인 것처럼 착각할 뿐인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들은 이기적인 마음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은 우리의 이기적인 마음에 있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질문을 던지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베드로에게 들으신 뒤,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말씀하시지요.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이웃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에 있음을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받는 사랑보다는 주는 사랑을 해야 함을 그리고 욕심보다는 나눔에 주님의 뜻이 담겨 있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인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주님을 얼마큼이나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이 가득할수록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오로지 사랑해 봄으로써만 사랑할 수 있다(아이리스 머독).
묵주기도
주님께 얼마나 관심을 갖고 기도하고 있을까요?
하루 종일 현미경으로 박테리아를 연구하는 어떤 남자가 데이트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답니다.
“그거 알아요? 사람들은 박테리아를 무조건 불결한 것으로만 치부하지만 남녀가 키스를 한 번 할 때마다 약 4만 개의 박테리아를 주고받는다는 거?”
그리고는 현미경으로 여자에게 박테리아들을 보여줍니다. 여자는 생각보다 박테리아가 불결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디자이너인 여자는 오히려 이것들이 예쁜 옷감의 무늬처럼 보인다고 말했지요. 그 순간 남자가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죠? 뭐든지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아주 예쁜 법이죠.”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예뻐 보인다는 것. 이것이 바로 관심이 아닐까요? 관심을 갖고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불결해보이고 미워 보이는 것이 예뻐 보이고 사랑 가득한 모습을 간직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러한 관심을 멀리한 채 외적인 부분만을 보고 쉽게 판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관심. 관심이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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