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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6-13
조회수
1,072
추천수
19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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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13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Offer no resistance to one who is evil.
When someone strikes you on your right cheek,
turn the other one to him as well.
(Mt.5.39)
제1독서 2코린토 6,1-10
복음 마태오 5,38-42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는 이러한 내용의 대사가 나옵니다.
“나는 온 인류를 사랑할 수 있다. 그들 모두를 나는 사랑한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단 한 사람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가 나에게 한 잘못은 내가 아무리 용서하려 해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어려운 일이다.”
정말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사실 자신과 크게 상관없다면 용서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 자신과 관계되는 일일 때에는 아주 하찮은 것도 용서가 되지 않는 법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절대 용서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하고, 또 자주 듣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용서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용서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람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를 꼽고 싶습니다. 그는 흑인인권운동에 힘쓰다가 로빈 섬의 감옥에서 27년을 보냅니다. 그리고 풀려나 대통령이 되었지요. 이때 그는 자신의 영혼과 나라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취임식 때에 용서의 표시로 그가 수감되었던 감옥 교도관들을 맨 앞줄에 앉힌 것으로 유명하지요.
‘당신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한 가지 용서하면 하느님은 당신의 잘못을 두 가지 용서해주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용서받을 잘못이 더 적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동창 신부 모임에서 옛날 신학생 때 일을 서로 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신부가 제게 어떠한 일을 말하면서 그때 정말로 서운했었다는 고백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일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더라는 것이지요. 깜짝 놀랐고, 한편으로 그 신부에게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도 모르게 행한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아픔과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래서 내가 행하는 용서 하나를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두 가지의 용서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용서라는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바보 같은 모습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바보 같은 모습이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가장 올바른 모습이고, 우리들이 반드시 행해야 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 직접 보여주신 것이지요.
바보 같이 살지 않겠다고, 손해 보며 살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바보 같이 살지 않고, 손해 보며 살지 않는 모습은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용서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임을 잊지 마십시오.
살면서 얼마나 많이 용서했는가에 따라 하느님은 당신을 용서할 것입니다(고 김수환 추기경).
시간
성무일도 제3권
성무일도 제3권입니다. 오늘부터 부활시기에서 연중시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성무일도를 바꿔야만 했습니다. 바뀐 성무일도를 바치면서 참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엊그저께 부활시기를 맞이한 것 같은데, 부활시기를 모두 마치고 벌써 연중시기로 넘어가니까요. 그러면서 문득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시간에 대해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반성하게 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시간 활용을 가치 있게 잘 못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이 점에 있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바쁘게 살면서도 쓸데없는 일을 하며 시간을 낭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문득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루에 단 1분이라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최선을 다한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싶었습니다. 아마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변하는 것은 물론 이 세상 전체가 바뀌지 않을까요? 결국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항상 내게 많은 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제 주님 곁으로 가야 하는지를 모르는 상황을 기억했을 때, 내게 너무나도 적은 시간이 남아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삶이 아닌, 최선을 다하는 삶 그리고 주님 마음에 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의 마지막 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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