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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맞서지 마라 -반영억신부-(마태오 5,38-42)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13 조회수556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11주간 월요일(마태5,38-42)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기념일)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마태오 5,38-42)

 

 

 

말씀의 초대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슬프고 가난해 보이지만 그들은 진리와 말씀의 힘으로 마음은 늘 기쁘고 풍요롭다. 매질과 모욕, 옥살이를 당해도 그들은 손에 의로움의 무기를 들고 진실한 사랑을 전한다. 초대 교회의 예수님 제자들의 선교 모습이다(제1독서). 이스라엘의 복수 동태법은 무자비하게 복수를 하는 것에서 가해자를 보호하고 형평성에 따른 동등한 형태의 벌을 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것마저도 거부하시면서 오히려 더욱더 적극적인 사랑을 바라신다(복음).

 

오늘의 묵상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참으로 어려운 말씀입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뺨을 때리는 사람에게 또 때려 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웬만해서는 속옷과 겉옷을 벗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게 했다가는 오히려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말씀의 의도는 어디까지 참고’ ‘어디까지 자선을 베풀어야 할지를 알리려는 데 있습니다. 무고하게 뺨을 맞았더라도 다른 뺨을 대 줄 만큼 참으라는 말씀입니다. 속옷을 달라는 어이없는 청일지라도 겉옷까지 줄 수 있는 자세로 임하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내의 한계점을 제시하신 겁니다.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자선의 최정상을 꺼내 보이신 것입니다. 등산하는 이들은 높은 산을 오르고 싶어 합니다. 그러려고 그들은 자주 훈련합니다. 누구라도 단박에 지리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노력하고 훈련해서 황새가 되어야 합니다. 일류 선수는 정상을 지키고자 끊임없이 연습합니다. ‘피나는 연습말고는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노력해야 합니다. 먼저 나를 잘 대해 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내와 자선의 첫출발입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동태 복수법으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상처를 준 것 그 이상으로 보복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입은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주며 보복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 이유로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상대편은 자기가 준 상처보다 더 큰 보복을 당했다고 여겨 또 보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시고자 보복하지 말고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친절하기를 요구하십니다. 복수의 악순환을 끊는 지름길이지만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결책입니다. 이성으로는 알아들을 수 있지만 감정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맞서지 마라

  -반영억신부-

살아가면서 이러저러한 의견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면 좋아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박할 생각을 하며 심지어는 골탕을 먹일 때도 있습니다. 남에게는 넉넉한 마음으로 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은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냉정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네가 그런 식으로 하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협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대고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 겉옷가지 내주어라 고 하십니다. 천 걸음을 걷기도 힘들거늘 이천 걸음을 걸어야 하고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말라고 하시니 그저 당하고 있으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정말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싫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하라고 하시니 이유나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당하고 있으라는 말씀이 아니라 악을 선으로 갚으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악의 고리를 끊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 친히 갖은 조롱과 모욕을 안고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셨으니 오늘도 여전히 그 방법이 유효합니다. 자신이 입은 상처는 상처로 되갚을 때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인내로운 사랑으로 흡수될 때 그 악은 힘을 잃게 됩니다. 우리는 악이 스스로 설 자리를 잃을 때까지 사랑으로 채워야 합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친인척 간의 해묵고, 골 깊은 감정 다툼이 11살 앳된 초등학생의 생명을 앗아가는 참극을 불러왔습니다.’ 12일 오전 전북 순창군 구림면 금평마을 양모 씨의 집에서 양씨의 외삼촌 김 모씨가 불을 지르고 난동을 부려 김 씨가 불에 타 숨지고 양씨의 딸이 불에 타고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안 간 채무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었고, 2년 전에는 김 씨가 양씨를 마구 폭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폭행 사건이 이번 참극의 기폭제가 됐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남도 아니고 친인척도 소용없는 시대입니다.

오래 전 일입니다만 한국의 모 기업회장은 폭행을 당한 아들의 분노를 폭력으로 되갚으려 했다가 더 큰 원한을 키웠고 그로 말미암아 물적인 손해뿐 아니라 동안에 쌓아놓은 명예는 물론 물질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잃고 말았습니다. 자식의 고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이야 위로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폭력으로는 결코 악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교훈을 얻게 해 주었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와 맞서려거든 사랑으로 맞서십시오. 주님의 사랑으로 대결하십시오. 사랑은 악을 이겨내는 능력입니다. 불의를 크게 앙갚음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겁이 나서, 마음이 약해서 피한다면, 심지어는 상대방과 같은 부류의 인간이 되기 싫어서 맞서지 않는 것은 악을 이기는 방법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 차원 높아져야 합니다. 적극적인 사랑의 행동을 통해서 악을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악에 굴복 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로마12,21) 사랑합니다.

  안토니오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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