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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14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14 조회수331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6월 14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43-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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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성경의 진리에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는 보복의 법칙이 섞여 있는 이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질서를 잘 보여줍니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하느님의 말씀은 당연히 우리가 세상에서 지켜야 하는 사랑의 가르침입니다. 또한 원수를 미워한다는 것은 정의의 차원으로 볼 수 있는 정당한 권리이자 당연히 그래야 세상의 악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으로도 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말씀에 이어 또 다시 새로운 가르침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지금까지 지켜왔던 것에 이 말씀이 더해지면 우리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만나야 합니다. 둘 다 맞다고 생각한 이웃 사랑과 원수 보복의 질서에서 원수에 대한 부분이 허물어 지게 만드는 주님의 말씀은 단순히 원수를 사랑하라는 이야기를 넘어 좀 더 구체적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사랑은 어떻게 보더라도 당연히 맞는 말씀이지만, 원수는 직접적으로 나에게 해를 끼친 상태고 그를 되돌려 주는 것이 당연한데도 주님은 사랑하라고 말씀하시고 기도하라는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원수가 누군지를 생각하고, 묻고 싶은 우리의 입을 막아버립니다. 우리를 박해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원수라는 극도의 단어 이전에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이들까지 모두 포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질서를 말도 안되는 곳으로 끌어 올려 버립니다. 



'사람이 어떻게...'



라는 이야기를 당연히 하게 만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사람이라 부족하고, 하느님이 아니기에 용서도 사랑도 한계가 있다는 우리의 습관적인 이야기를 주님은 막아버리십니다. 우리가 잊어버리고 우리의 부족함을 이유로 편안하게 생각하고 어기고 싶어도 주님의 말씀은 너무 간결하게 우리의 이 핑계를 막아버리십니다.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이 말씀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하느님을 말씀을 어기며 살아가는 죄인들과도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리는 우리의 질서와 정의라고 부르는 것에서 한참을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우리가 이웃에게는 사랑을, 원수에게는 미움을 베푸는 것을 여전히 당연히 생각할 때 예수님의 말씀은 한 마디로 정리됩니다.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예수님의 말씀은 한 층 더 우리 깊숙한 곳에 대해 묻고 계십니다. 하느님께 정성을 다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나 걱정하는 사람에게 온 힘을 다 쏟고 정성을 쏟아 붇는 것으로 신앙을 표현하는 우리에게 주님의 이 말씀은 너무나 냉정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그리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어서 하느님의 사람으로서의 특징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는 죄인들도 그것은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핑계로 대는 것을 넘어서라 하십니다. 그것이 하느님을 아는 사람의 모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우리가 부족함을 무기로 원수 사랑에 대한 부분에 자유롭게 살며 단지 하느님을 안다는 것이 우리 삶에 도움이 되고, 다른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정도의 우월감을 가지려 한다면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을 모르는 죄인과 이교인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이며 내용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만이 세상과 우리가 다른 것을 드러내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아는 사람이고, 그래서 그분이 사랑하신 방법으로 그분의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안된다고 말하는 하느님 처럼입니다. 


이것이 주님이 오신 이유입니다. 같은 인간으로 사시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신 이유입니다. 우리가 그분을 십자가에 못박아 없애버리고 지워버리려 했어도 하지 못했던 하느님의 변함없는 가르침입니다. 이것이 오늘의 복음의 결론이며, 어쩌면 복음서 전체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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