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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15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15 조회수347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6월 15일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6.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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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예수님의 이어지는 말씀들은 이 세상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과 너무 달라 거부감마저 일어나게 합니다. 우리가 도저히 할 수 없을 듯 보이는 원수 사랑의 가르침에 이어 이번 말씀은 우리가 그나마 할 수 있다는 일, 그것도 하느님 앞에 업적으로 쌓는 일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현재의 신자들이 신앙이라 말하는 것을 살펴보면 보통은 성당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중에서 기도나 희생 등의 빈도나 기간 등이 "열심"의 기준이 되곤 합니다. 각 종 신심단체의 활동이 중요하게 여겨지거나 봉사활동으로 통칭되는 활동을 얼마나 활발히 하는가에 따라 신앙생활의 평가도 달라집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평가는 자신이 자신에 대해 내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때로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들린 것으로 자신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 말들을 옮기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자랑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그것은 필요하다고도 말하기도 합니다. 

현대는 자기 PR시대입니다. 

의로운 일을 하고, 자선을 베풀고, 기도를 하고, 단식으로 이어지는 생활과 하느님 안에서의 영성생활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부분들은 우리가 그나마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주는 것들입니다. 드러나야 증거가 되고 드러나야 자랑이 되며, 드러나야 자부심이 되고, 드러나야 나에 대한 평판이 되기에 이들은 꼭 드러나야 하고 더 크고 더 아름답고 더 화려하게 드러나야 그 의미가 더 깊어집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런 모든 것에서 우리 스스로를 감추라고 하십니다. 옳은 일도 감추고, 자선도 감추며, 기도도, 단식도 감추라 하십니다.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게 하라고 하십니다. 심지어 자신에게조차 감추라고 하시는 이야기입니다. 


100% 실망스러운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겸손한 것 조차 자랑이 되는 세상입니다. 숨는 것을 밝혀내어 겸손함을 지켜주는 듯 세상 가장 많은 곳에 널리 알리는 것이 가장 주요한 홍보의 수단이 되어 있는 세상입니다. 결론은 숨겨지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더 확실히 널리 알려지는 것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르침은 한결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밝혀진다면 이는 하지 않은 것과 없는 것과 같다고도 말씀하십니다. 다름 아닌 이 일을 가장 잘 알아주셔야 할 분께 말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 속에 우리는 과연 이 일들을 무엇 때문에 했는지 초점을 잃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모든 일들이 하느님께 받는 상 때문이라면 사람들은 그래서 이것을 드러내어 살아있는 성인이 되고자 하고, 천사가 되고자 하며, 스승이 되려고 한다면 그것은 그 일의 목적이 결국 자신임을 드러내는 행동이됩니다. 자신을 위해서 그 의로운 일, 자선, 기도, 단식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주님이 이야기하신 모든 가르침은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발견됩니다. 우리는 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수많은 기적들을 알고 있지만 사실 그 기적의 매 순간에서 주님은 기적을 일으킨 당신을 지워버리고 기적을 체험한 이를 남겨두시는 행동을 하십니다. 이상하리만큼 예수님은 당신 스스로 다니시면서도 당신의 이름이 알려지고, 당신의 권능이 알려지는 것을 피하려 하십니다. 


혹시 오늘 복음을 보고 이 행동이 하느님 아버지께 상을 받으려는 의도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들이 이 일들을 숨겨서 아버지께 나중에 칭찬들으려고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모든 행동을 무엇인가 받기 위한 이기적인 목적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이 일들을 숨기신 이유는 모든 기적과 기도의 내용이 바라는 바 목적이 당신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기적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줄곧 예수님께 주목하지만 사실 기적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 기적이 필요한 사람 때문입니다. 당신의 사랑이 온전히 그 사람에게 머물게 하고 그가 삶을 다시 찾게 하는 것이 주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당신은 숨기시고 그를 끝까지 챙기고 돌보십니다. 

주님의 기도에도 우리는 무엇을 보았습니까? 당신의 영광이라는 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었기에 그분의 기도는 결국 남겨진 제자들과 그 제자들을 통해 단 한 번도 당신을 본 적이 없는 이들에게까지 향해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당신을 나누어주시고,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쏟는 극단적인 단식의 의미를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당신은 사라지시고 우리는 그분의 몸과 피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증언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삶의 모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버지 하느님이 완전하니 우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 하신 말씀을 어제 말씀을 통해 들었습니다. 사랑을 바로 하는 이, 사랑의 방향을 알고 온전히 사랑하여 자신을 잃어버리는 이 그래서 그에게는 의로운 일도, 자선도, 기도도, 단식도 자신의 모습에서 찾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은 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을 아시는 아버지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말입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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