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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17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16 조회수303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1년 6월 17일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9-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한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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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신자들이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지 참 궁금합니다. 이 글 뒤에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지만 과연 예수님의 이 말씀을 생활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게 될지, 아니 해석이 아니라 이 말씀이 거북하진 않을지 하는 해괴한 생각을 해 봅니다. 

예비자들은 신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성당에 발을 들이는 이유를 물어보면 보통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또한 하느님께 다가온 목적도 알 수 있습니다. 

예비자 교리를 통해 얼마나 이 동기들이 수정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대게 그 동기들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파악해보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라는 심리적인 이유이거나 세상을 살 때 기댈 수 있는 종교 하나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중 나은 천주교를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다수 등장합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하느님께 바라는 이유들을 대기도 합니다. 그 이유들이 한결같이 자신이나 가족 등의 현실적인 부분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천주교가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것을 두고 우리는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하지만 종교는 현실적으로는 도움이 되어야 하고, 생활은 제약이 별로 없는 것이 가장 지지를 받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면이든 현실적 행복을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로 종교가 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세례를 청하는 이들도 이런 이유들이 수정되지 않고 세례를 받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교회는 이런 부분을 더욱 독려함으로써 얻는 것이 더 많은 것도 현실로 느껴집니다. 


땅에 쌓은 보물의 양이 하느님 은총으로 환산되는 상황을 자주 봅니다. 결국 그것으로 하늘의 보물을 가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려는 움직임마져 발견되는 상황입니다.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 조금이라도 더 쌓이는 것을 하느님 축복으로 이야기하고, 이것을 지키는 것이 아닌 더 불리기 위해 더한 정성을 쏟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또한 누가 더 많은 것을 쌓았는가를 두고 싸움을 공공연히 벌이고 힘자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과연 하늘에 쌓은 보물이란 무엇입니까? 몰라서 묻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참 힘 없어 보이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 뿐입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 중에 사랑을 벗어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주고 받는 듯 보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겐 늘 넘치고 늘 베푸는 것이기에 가지고 지닐 사랑은 없습니다. 땅에 쌓아둘 사랑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쌓아두시고 기억하시는 사랑은 그렇게 하늘에 쌓입니다. 좀이 쓸리도 없고 망가질 이유도 없습니다. 그것을 훔칠 수 있지도 않습니다. 이 사랑은 늘 흐르며 늘 나누어지고 달라고 하기도 전에 주어지며 달라는 이에게는 덤으로 얹어서 주어지기에 훔칠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땅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항상 사람의 눈을 밝게 만듭니다. 항상 앞을 바라보고 항상 눈이 시리도록 눈물 겹도록 사랑스런 이들과 함께 나누어지기에 한시도 쌓을 틈이 없습니다.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머리 속의 보물은 여전히 현실에 있습니다. 

그것도 밑에 깔려 있는 것은 평생 볼 수 도 없어서 좀이 쓸어도 무너져도 발견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냥 '내 것'이란 것만 확실합니다. 누군가에게도 흘러가지 않고 쌓이고 가려져서 부피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부피가 큰 만큼 대우받고 기세는 하늘을 찌릅니다. 하늘에서 받았다고 말하지만 하늘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하느님은 그저 그것을 담보해주고 주시는 도구로 전락하십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이 밝을 수가 없습니다. 항상 우리의 앞은 어둡기만 합니다. 쌓여있는 재물을 지켜야만 하고, 다른 것은 훔쳐야 하는 것들로만 존재하는데 그 눈이 어찌 밝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나마 언제 주실지도 모르는 하느님께 달라는 이야기 외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잠시의 감사는 다음에 받을 것에 대한 성의 표현일 수밖에 없다면 하느님조차 어찌 선하신 분, 좋으신 분이겠습니까?


우리에게 가장 좋은 가르침을 주시려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머리에서 사라지질 않습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하셨지만 이미 우리를 아시는 모양입니다.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우리가 빛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님이 주시는 사랑일까요? 오늘은 말씀을 선하게 삼키기가 쉽질 않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이토록 우리를 뼈저리게 부끄럽게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하늘을 보며 두 손으로 세상의 재물을 움켜쥐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몰라서 우리가 이렇게 삽니까? 하느님의 말씀이 어려워서 이렇게 삽니까? 


하늘에 보물이 우리의 모습의 밝음을 드러낸다는 것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밝은 모습으로 세상에 존재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제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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