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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22일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22 조회수967 추천수19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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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연중 제12주간 수요일-마태오 7,15-20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든 이리들이다.”

 

<그저 묵묵히>

 

 

    가슴 찌르는 한 형제의 말씀에 속이 뜨끔해졌습니다.

 

    “목자라고 해서 다 착한 목자가 아닙니다. 별의 별 목자들이 다 있습니다. 거짓목자들의 특징은 더 그럴 듯 해 보이는 것입니다. 더 있어 보이는 것입니다. 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 그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종착역은 결국 죽음이요 파멸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우리역시 지속적인 자기정화 작업을 계속하지 않는다면, 부단한 자기쇄신작업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거짓목자들 대열에 끼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유사한 말씀이 선포되고 있습니다.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든 이리들이다.”

 

    갓 서품된 새 사제들의 해맑은 얼굴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터무니없이 부족했던 제 지난날도 떠올랐습니다. 착한 목자로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겠다고 서원했건만, 몸은 어느 새 반 이상 거짓 예언자 쪽으로 넘어와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서품이란 신세가 활짝 펴는 사건이 절대 아닙니다. 출세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완전히 딴 사람이 되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어제의 부족함을 그대로 안고, 자신의 한계와 나약함을 고스란히 지니고, 다만 더욱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거룩한 제단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봉헌생활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자세는 하느님께 대한 절대적인 신뢰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순명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향한 확고한 신앙이나, 양들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고 자신에만 몰두할 때 답은 어쩔 수 없습니다. 거짓 목자입니다. 끝까지 개인적인 욕심이나 세속적인 욕구들을 정화시키지 않을 때 우리 역시 거짓 예언자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창세기에서는 착한 목자이자, 참 예언자, 거룩한 조상이신 아브라함 이야기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는 참 신앙인의 좋은 표양이자 착한 목자들의 모범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이던 그에게 새 이름을 선사하십니다. 아브라함. 하느님께서 친히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셨다는 것 얼마나 감격스런 일이겠습니까?

 

    그만큼 아브라함은 참 신앙인, 참 예언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었기에 하느님께서도 그를 그토록 총애하신 것입니다.

 

    그가 지니고 있었던 참 예언자로서의 가장 좋은 바탕은 하느님을 향한 확고한 믿음, 그리고 투철한 순명의식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시니, 즉시 일어났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라고 하시니 즉시 떠났습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니 군소리 없이 바쳤습니다.

 

    아브라함이 보여준 순명은 순명중의 순명입니다. 이유를 묻지도 않습니다. 그 어떤 토를 달지도 않습니다. 조금도 불평불만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하느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대로 따릅니다.

 

    이런 아브라함이었기에 그는 우리 모든 신앙인들의 모범이자 귀감, 성조(聖祖)가 된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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