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22일간의 사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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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1-06-22 | 조회수362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22일간의 사투
이순의
사진 찍을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6월1일에 비가 오시고 22일째 하늘에서는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놓은 자식을 포기하는 부모가 없듯이
뿌린 씨를 포기할 농군도 없습니다.
첫 파종을 한 곡식은 시집갈 날을 두고 목이 타고
이제 겨우 싹이 돋는 곡식은 뜨거운 열기에 데 죽을까 걱정이고
아직 곡식 들어가지 못한 땅에는
씨 심어야 하는데 먼지만 나는 사막이라니!
22일동안
모든 장비들을 동원하고
각각으로 직원들을 배치하고
그 너른 대지의 지휘자는 저 입니다.
날 잡힌 날에는 씨 심어야 하고
어린 모종은 데죽지 않게 해야하고
시집갈 자식에게는 일등급 처녀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잠이 부족한지도 몰랐습니다.
피곤한지도 몰랐습니다.
내 곡식들이 온전하다면야 그까짓 잠 좀 안자면 어떻고
피곤 좀 하면 어떻습니까?!
오늘 오후까지 물을 품었습니다.
직원들의 노고가 죄송할 뿐입니다.
그게 왜 제 탓이겠습니까?!
하늘의 탓이지요.
그래도 함께 먹고 살자는데 동의를 했으니 모두 모두 충실한 은혜로
내 곡식들은 우량한 모습으로 이 밤을 맞았습니다.
지금 밖에 비가 오시는가 봅니다.
잠 좀 푹 자야지요.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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